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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삼성증권 사태에 놀란 증권사 CEO들 “60여년 역사 처음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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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직원들이 자정해야…” 공매도 폐지론 회의적

권용원·윤경은 등 “이번 사태 계기로 시스템 점검해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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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유례없는 삼성증권의 100조원대 ‘유령주식’ 발행 사건에 다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도 다분히 놀란 눈치다. 투자자 보호를 우선으로 해야 하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온 공매도 폐지론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해 ‘증권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증권사 CEO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시스템 부재로 큰 피해를 야기한 삼성증권과 관련해 김 원장이 증권사 CEO들에게 내부통제 강화와 시스템 점검 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가 끝난 후 권 회장은 기자와 만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어떻게 잘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김 원장도) 일방적으로 다그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증권사 CEO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사 대표들은 이번 사태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라며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이번 사태는 증권거래소가 만들어진 이후 6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김기식 원장 또한 이번 삼성증권 배당 입력 오류를 “존재하지 않는 28억개의 유령주식이 전산상 발행돼 거래된 희대의 사건”이라며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문제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를 증권사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게 CEO들의 의견이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은 “(비단 삼성증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증권사들이 다 잘해보자고 모인 것”이라며 “(직원 부당 거래를 막는 것이)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 사장은 대안에 대해 “우리사주를 배당할 경우 바로 매매를 허용하지 않고 직원 계좌에서 얼마간 머무르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 스스로가 그러한 일(부당한 이득을 올리는 행위)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공매도 폐지론’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 청원은 이날 참여인이 20만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청와대나 관계부처가 답변해야 하는 조건을 충족했다.

이와 관련해 정 사장은 “공매도, 정확히는 대차거래를 없애자는 말은 한국을 롱 펀드 위주인 ‘온리 바이(Buy)’ 시장으로 가자고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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