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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밀착카메라] 폐비닐 대란…재활용 업체 '수거 거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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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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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도해 드렸죠. 정부가 재활용품 수거업체들과 협의 끝에 폐비닐 대란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합니다.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폐비닐을 다시 거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수도권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종량제 쓰레기봉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봉투 안에는 분리수거 대상이었던 라면 봉지 등 비닐들로 가득합니다.

[환경 미화원 : 지금 많이 늘어났어요. 며칠 전 보다 1.5배는 더 늘어난 거 같아요. 여기 다 비닐이 들어가 있으니까. 많이 늘어났어요.]

애초 분리 배출되는 비닐의 경우 재활용품 수거 업체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재활용품 업체들이 폐비닐을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진이 직접 폐비닐 수거 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수도권의 한 재활용 수거업체입니다.

이곳에 쌓여있는 폐비닐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5만 여 세대에서 일주일 동안 배출한 폐비닐들입니다.

이렇게 포장지부터 비닐봉지까지 사용 용도도 다양한데요.

지금 비닐류 수거작업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가 지났는데요.

노란 바구니가 이미 가득 찼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작업대 위엔 이물질이 묻지 않은 깨끗한 비닐을 골라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물질이 발견된 비닐들은 곧바로 노란 철제 바구니로 옮겨 담습니다.

분류작업을 거치지 않은 또 다른 폐비닐 봉투를 열자 이번엔 각종 다른 쓰레기들과 뒤섞여 나옵니다.

[이거는 안 되는 겁니다. 폐기물이에요. 원래는 폐기물로 가야죠 이건, 씻어서 갖고 오셔야죠. 씻어서.]

그나마 깨끗한 폐비닐은 압축 과정을 거쳐 발전소 등에 재활용 자원으로 사용됩니다.

[환경부 관계자 : 고형 연료로 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쪽으로 사용도 하고 물질 재활용도 일부 하고 있고요.]

문제는 이물질을 제거하지 못한 비닐들입니다.

비닐류 분류작업을 시작한 지 두 시간 정도가 지났습니다.

저희가 작업장 위로 올라와 봤는데요. 이렇게 깨끗한 비닐만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서 작업장으로 들어가서 재활용되고, 이 뒤쪽에 나와있는 것 들은 모두 폐기물이거나 오염물질이 재활용되고 묻은 비닐류입니다.

이렇게 전체 비닐류 중에 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것만 약 40% 정도에 달합니다.

비닐 분류작업에만 4명이 온종일 매달려 선별작업을 거쳤지만, 압축 처리된 폐비닐 사이에는 여전히 음식물과 각종 이물질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박필환/한국 재활용 수집선발 협동조합 : 최소한의 품질 기준이라는 게 맞춰져야 합니다. 주민한테 '제발 분리수거 좀 잘해달라' 계속 요구를 하는데도 시정이 잘 안 되다 보니까.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거고요.]

일부 시민은 비닐 분리수거와 관련해 제대로 된 지침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아파트 주민 : 주민들이 쓰레기를, 그 비닐이 음식이 묻어서 안 가져간다고 해서 저희도 얼마동안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모든 비닐이 안 묻을 수가 없어요.]

중국이 올해부터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재활용 업체들의 경영난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단락돼 보이는 폐비닐 수거 거부사태는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릅니다.

장기적인 폐기물 관리계획이 없이는 또다시 분리배출 대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인턴기자 : 김상민)

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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