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헌안 발의]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촛불민심 구현 나는 득 없어”

문재인 대통령의 26일 개헌안 발의 입장문은 국민들에게 개헌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데 주안점이 두어졌다. 특히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임을 강조했다. 대부분 야당들이 대통령 개헌 발의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촛불 시민 혁명에 참여한 국민들을 우군 삼아 국회 논의 지형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현지에서 대독한 입장문에서 “국민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왜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헌법개정안을 발의하는지 의아해하실 수 있다”며 개헌을 추진하는 이유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헌이 촛불 민심 구현이라고 못 박았다.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지나도록 국회의 개헌 논의에 진전이 없는 것을 상기하고, 개헌안 발의를 통해 자신만은 촛불 시민에 대한 약속을 지켰음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개헌이 본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게는 부담만 생길 뿐이지만 더 나은 헌법,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정치를 위해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제가 당당하게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4년 연임 대통령제를 해도 문 대통령 자신은 혜택을 누리지 못하지만, 개헌안에 명시된 대통령 권한 축소는 임기 중 적용된다는 것이다. 야당들과 자신의 개헌 추진 이유를 대비시킴으로써 개헌 논의에서 야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함으로써 혈세를 아끼고, 4년 연임 대통령제 개헌을 통해 2022년부터 대선과 지방선거의 시기를 일치시켜 국력과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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