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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포문 연 G2 무역전쟁…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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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5조 中 수입품 관세’ 서명 / 중국 겨냥 “많은 조치 중 첫 번째” / 中 “좌시 하지 않을 것” 보복관세 / 코스피 79.26P 하락… 환율 9.5원 ↑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개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600억달러(약 6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3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반발했다. G2(주요 2개국) 통상전쟁의 서막이 열리면서 각국의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세계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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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는 같은 날에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일부 동맹국에 대해서는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유예하는 조치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역사상 가장 큰 적자”라며 “일부에서는 연 3750억달러라고도 하는데, 우리는 지금 504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의 연간 무역적자 8000억달러의 절반이 넘는 것”이라며 “이를 개선해야 하는데, 무역법 301조에 따른 이번 조치를 통해서 지금의 25% 수준, 1000억달러로까지 줄이겠다”고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사이버 도둑질을 했다”며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많은 조치 중 첫 번째”라며 향후 중국을 겨냥한 조치가 잇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1300여개 품목을 관세부과 대상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USTR는 앞으로 15일 안에 최종 관세부과 품목을 결정하게 된다.

중국을 겨냥한 강력한 조치와 달리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EU, 캐나다, 멕시코,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에 대해 철강 관세 부과 ‘잠정 유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 중국을 겨냥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불공정 무역관행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며, 이번 조치로 각종 생산품의 공급망 붕괴 등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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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폭탄’에 중국은 23일 즉각 성명을 내고 “우리는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절대 좌시하지 않고 두렵지도 않다”며 보복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3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부과 계획 리스트에는 철강과 돈육 등 7개 분야, 128개 품목이 포함됐다.

G2의 통상전쟁 우려에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24.42포인트(2.9%) 하락한 2만3957.89에 거래를 마치는 등 각국의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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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8%(79.26포인트) 떨어진 2416.76으로, 코스닥은 4.81%(41.94포인트) 폭락한 829.68로 각각 마감했다.

코스피 하락폭은 유럽국가 채무위기로 94.28포인트 폭락했던 2011년 11월10일 이후 6년4개월여 만에 최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82.20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9.5원 올랐다.

워싱턴·베이징=박종현·이우승 특파원,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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