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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경찰들 “돼지 눈에는 돼지만”.. 장제원 향한 '격조있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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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망에 "나도 동참" #MeToo 인증사진 줄줄이

파이낸셜뉴스

'현직 경찰들이 폴넷'을 통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3일 경찰 내부망 게시판에는 '돼지 눈으로 보면 이 세상모든 것은 오직 돼지로 보이고부처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오직 부처로 보인다'라는 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인증사진을 찍은 경찰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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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울산지방경찰청의 한 직원이 23일 내부 소통망인 '폴넷'을 통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글을 보고 있다. 이날 이 게시판에는 '돼지 눈으로 보면 이 세상모든 것은 오직 돼지로 보이고부처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오직 부처로 보인다'라는 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과 내용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 오자 많은 경찰들이 동참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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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최수상 기자】 “돼지 눈으로 보면 돼지만 보인다”
울산시청 압수수색 사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이 경찰을 상대로 ‘광견병에 걸친 미친개’라고 막말을 쏟아낸 것에 대해 현직 경찰들이 내부망을 통해 비판하고 나섰다.

23일 경찰 내부 커뮤니티망인 폴넷(polnet)에 “격조있게 비판합니다”라는 한 편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우리는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가 아니라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경찰관이다”라며 “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 돼지 눈으로 보면 이 세상모든 것은 오직 돼지로 보이고부처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오직 부처로 보인다”라는 팻말을 통해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글쓴이는 “우리 딸아이가 가장 존경한다는 경찰관 아빠인데, 미친개 소리를 들으니 너무 자존심이 상해 뭐라도 하고픈 심정에 이렇게 격조있게 비판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글이 오르자 게시판에는 “나도 동참한다”며 ‘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이 적힌 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이 수십건 이상 올라오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모욕수준의 막말로 자존심이 상한 많은 경찰들이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직 경찰들은 앞서 자유한국당의 모욕적인 발언에 대해 "매우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밝히며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경찰 내부 커뮤니티인 '폴네티앙'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이 대한민국 경찰관을 ‘몽둥이가 필요한 정권의 사냥개’로 만든 것에 대해 14만 경찰관과 그들의 가족들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적법한 경찰 수사를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길 바란다"며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법치주의의 근간이므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흔들려는 언행은 삼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찰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근무하고 있으며 경찰도 엄연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주권자임을 명심해 그에 합당하게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같은 당인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와 관련해 "경찰이 정신줄을 놓고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다소 거친 표현으로 경찰 수사에 대해 맹비난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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