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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백악관 안보사령탑 오른 '초강경파' 볼턴은 누구?…호전적 성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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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이라크 전쟁 지지한 '매파 중의 매파'…대북 강경 발언으로 6자회담 대표서 제외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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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의사를 밝힌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왼쪽)과 후임에 임명된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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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의 안보사령탑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사임하고, 후임에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낙점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존 볼턴이 다음 달 9일부터 새로운 안보 보좌관이 된다는 사실을 전하게 돼 기쁘다"면서 "그동안 훌륭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으며, 언제나 나의 친구로 남을 맥매스터 장군의 헌신에 매우 감사한다"고 했다.

◇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안보사령탑 교체…이번에도 '트위터 인사'

맥매스터 보좌관은 최근 몇 주 전부터 주요 외신을 통해 경질설이 계속 흘러나오던 인물이다. 백악관 입성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하고 진지한 성격의 맥매스터에 대해 "나를 가르치려 한다"고 비판했고, 맥매스터는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 "멍청이" 등으로 불렀다.

특히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란 핵 협상과 아프가니스탄 전략, 러시아의 대선 개입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충돌하며 눈 밖에 났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 중이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자, 다음 교체 대상이 맥매스터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워싱턴 정가에 파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 때처럼 맥매스터 사임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먼저 공개했다. 앞선 틸러슨 장관의 갑작스러운 트위터 해고 당시에는 이에 항의하는 스티브 골드스타인 국무부 차관이 함께 경질됐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맥매스터 보좌관 사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남을 앞두고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인물로 백악관 외교·안보 라인을 모두 바꾸기 원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맥매스터 보좌관의 사임 소식을 전한 소식통은 "맥매스터 보좌관이 몇 주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사임 문제에 관해 의논해왔으며, 예상보다 빨리 떠나기로 했다"면서 "그의 (백악관에서의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 (북미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외국과의 대화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작용했다"고 전했다.

현역 3성 장군인 맥매스터 보좌관은 군에서도 제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맥매스터가 NSC 보좌관에서 물러난 뒤 주한 미군 사령관에 임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외신을 통해 흘러나왔으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매파 중의 매파' 볼턴…이라크戰 지지, 대북 선제공격 주장 등 논란

백악관의 새로운 안보수장이 된 볼턴 전 대사는 '매파(강경파) 중의 매파'로 꼽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부 군축안보 담당 차관을 역임하며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전쟁을 적극 지지했다. 이후 2005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역임한 유엔 대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유력한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나, 틸러슨 장관에 밀려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계속된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커지면서 볼턴 전 대사의 역할도 커졌다. 그는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외교 문제 등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볼턴은 특히 북한 문제에 매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무력에 의한 정권 교체를 공공연히 들먹일 정도였다. 2005년에는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대놓고 비난하면서 북한의 항의로 6자회담(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주변 6개국 회담) 미국 대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이 백악관 안보수장이 되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볼턴 전 대사는 지난 20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갖췄다고 믿으며, 이를 이란이나 테러집단에 팔 수 있다"고 경계하며 "북미 정상회담도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매우 짧게 끝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협상의 위장술을 반복했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 테네시주 안보단지 창고에 핵 시설물을 보관하기로 합의한 리비아 수준의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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