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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외국인이 달라졌어요”…5개월만에 대형IT株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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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작년 10월 이후 넉달간 IT株 4.2조 순매도

이달들어 1.5조 순매수…SK하이닉스·삼성전자 집중 매수

美 반도체지수·IT경기지표 호조

"삼성전자, 총수 부재·반도체 업황·실적 우려 해소 긍정적"

이데일리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외국인이 5개월 만에 국내 대형 IT주 쇼핑에 나섰다. 특히 매도로 일관했던 삼성전자에 강한 러브콜을 보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IT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반도체 업황 및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 넉 달간 대형 IT株 4.2조 넘게 판 외국인, 이달 1.5조 순매수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전기전자(IT) 업종을 1조 52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지난해 10월 5255억원어치 순매수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11월 5940억원, 12월 1조 6940억원, 1월 1조 1980억원, 지난달 737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넉 달간 4조 2230억원의 매도 폭탄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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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외국인의 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000660)가 7680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삼성전자(005930)(6640억원), LG전자(066570)(1010억원), 삼성SDI(006400)(900억원) 등 대형 IT주가 상위 10개 종목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가운데 특히 IT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 순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익전망 상향과 함께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반도체지수의 강세가 외국인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IT 경기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발표하는 IT 경기 지표 ‘테크펄스(Tech Pulse)는 12개월째 상승 중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테크펄스 지표가 상승할 때 국내 대형 IT주의 주가도 올랐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시작된 2016년 이후 테크펄스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상관계수는 0.7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양호한 IT 환경에도 국내 대형 IT주들은 부진했던 만큼 갭 메우기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러브콜’…“총수 부재·반도체 업황·실적 우려 해소”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형 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 변화가 특징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삼성전자만 5조 120억원어치 팔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6600억원 넘게 사고 있는 것. 이는 삼성전자 주가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일 287만 6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9일 222만 1000원까지 고꾸라지며 석 달 새 22.8% 급락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조금씩 낙폭을 줄이며 260만원 회복을 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수 이슈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결정이 자유롭지 못했다”며 “이 부회장 석방 이후 1년간에 총수 부재 사태를 마감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스피드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도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 수급 및 주가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것.

그는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7.8배 수준으로, 과거 7개년 PER 밴드 차트 중하단 수준에 불과하다”며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분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타이트한 반도체 수급으로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및 주주 환원 정책 강화 등을 볼 때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 360만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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