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갑작스럽게 얻은 부나 명예는 결코 성공이라고 하지 않는다. 횡재(橫財:얼결에 얻은 뜻밖의 재물), 행운, 운수대통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성공의 반대말인 실패는 ‘失敗’라고 쓰며 각 글자는 ‘잃을 실’, ‘패할 패’라고 훈독한다. 가졌던 것을 다 잃어버리고 남과의 대결에서도 진 상태를 실패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실패 앞에서 좌절하고 있는 사람을 위로할 때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사용한다. 한 번의 실패는 더 큰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경험이자 밑거름이니 좌절하지 말고 힘내라는 뜻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많은 실패자들이 이 말을 믿고 재기를 꿈꾸며 피나는 노력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다시 성공한다.
그런데 요즈음 같은 세상에는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얻은 성공을 한순간의 자만(自慢)과 방심, 혹은 성공한 이후 부지불식간에 갖게 된 익숙한 오만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다 잃어버리는 사람이 많기에 하는 말이다. 성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한 후에 그 성공을 잘 가꾸는 것은 더 중요하다. 성공은 언제라도 실패를 낳은 어머니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했다고 해서 의기소침(意氣銷沈 意:뜻 의, 氣:기운 기, 銷:녹일 소, 沈:가라앉을 침-뜻이 녹고 기운이 가라앉음)할 필요도 없고, 성공했다고 해서 기고만장(氣高萬丈 氣:기운 기, 高:높을 고, 萬:일만 만, 丈:길[길이의 단위] 장-기세의 높이가 만 길에 이름)해도 안 될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잘 가늠하는 사람이 곧 현명한 사람이다.
[김병기 서예가, 전북대 중문과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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