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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불황 뚫었다③]"백화점에 먹으러 간다"…의류 매장 보다 '식품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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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맛집 유치 경쟁 치열
미비한 '분수효과' 개선은 숙제
아시아경제

롯데백화점 잠실점 식품관이 고객들로 붐비는 모습.(사진=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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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요즘 백화점들에 있어 식품관은 불황을 뚫는 주무기다. 고객들이 의류, 잡화 등 구매에 인색한 반면 식음료(F&B)에는 선뜻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백화점업체들마다 국내외 유명 맛집을 입점시키고 식품관을 확대 리뉴얼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업계 1위 롯데백화점의 식품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5년 11.4%, 2016년 11.7%에 이어 지난해에도 12.1%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13.5%, 2015년 14.8%, 지난해 15.1%로 증가 추세다.

의류, 잡화 등 여타 상품 매출이 정체를 맞은 가운데 식품의 성장 모멘텀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백화점 식품관은 쇼핑 후 멀리 이동하기 귀찮아 식사를 해결하고 가는 곳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국내외 유명 맛집이 대거 모이면서 사람들이 일부러 백화점 식품관을 찾아서 갈 정도다.

백화점업체들 입장에선 집객은 물론 매출에도 보탬이 되는 식품관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속속 식품관을 새단장하며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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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 입점한 크로와상 전문점 '홍미당' 제품(사진=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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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강남점 지하 1층에 지난 16일 '푸드 라운지'를 열었다. 총 22개의 새로운 브랜드가 여기에 입점했다. 40~50대 고객들을 위한 '실연형' 명인 디저트 존부터, 10대 고객들을 위한 SNS 이슈 브랜드 및 '푸드트럭 존'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푸드 라운지는 상권에 특화해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상권 내 사설학원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2100여개다. 10대 자녀와 40~50대 학부모 중심으로 이루어진 '패밀리 타운' 지역이다. 강남점 식품관 전체 매출 중 40~50대 고객의 구매 금액 구성비가 60% 이상으로 일반 점포 평균과 비교해 12%포인트 이상 높다. 이에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10대와 40~5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상권 맞춤형 식품관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본점은 업계 최초로 일본 오마카세(주방장이 그날의 메뉴를 결정하는 방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밥집 '스시치하루'를 열었다. 잠실점은 지난해 인천 차이나타운 중식당 '만다복'과 일본 가나가와현 돈가스집 '다이치'를 유치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7월 경기점 식당가를 리뉴얼해 '을밀대', '서초동 두부전문점', '백년옥' 등 유명 맛집을 들여 왔다. 같은 해 12월에는 부산 센텀시티점을 재단장했다. 부산 3대 초밥집으로 유명한 '문스시'와 낙지볶음 전문점 '용호동낙지'가 백화점 최초로 들어왔다.

이어 올해 1월 강남점 파미에스테이션 규모를 늘리며 서울 홍대 일식 덮밥집 '홍대만뽀', 연남동 태국 식당 '소이연남', 이태원 터키 요릿집 '케르반' 등 맛집 11곳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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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킨텍스점 식품관(사진=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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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도 내달까지 킨텍스점 식품관을 기존 면적(2314㎡) 대비 약 2.5배 확장한 5619㎡ 규모로 리뉴얼해 오픈할 계획이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 식품관(5300㎡)과 비슷한 규모다.

킨텍스점 식품관은 국내 유명 맛집과 글로벌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F&B 매장과 프리미엄 슈퍼마켓 현대식품관으로 구성된다. 지난 1월 F&B 매장(1983㎡)을 먼저 열었다. F&B 매장은 스웨덴 예테보리 광장을 모티브로 해 스웨덴식 킨포크 라이스타일의 디자인을 매장 곳곳에 구현했다. 입점한 국내외 유명 브랜드 수는 70여개에 이른다.

한편 식품관 매출과 전체 매출 간의 괴리는 백화점업체들의 여전한 숙제다. 소비자들이 식품관 내 맛집만 찾을뿐 백화점 매장에서 쇼핑을 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데이터를 보면 지난 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증가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매출은 늦은 설 명절 영향으로 명절 선물세트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편의점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매출이 감소했다. 부문별 매출 증가율은 대형마트(-20.2%), 백화점(-9.6%), SSM(-2.4%), 편의점(9.8%) 등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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