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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구리개길' '옥류동천길'을 아시나요?…서울시 옛길'12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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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도 있었던 서울 거리 중 12곳 뽑아 전시

약방골목 '구리개길'·풍류선비의 거리 '옥류동천길'

뉴스1

서울시가 시청에서 전시하고 있는 '지도 위의 서울옛길 12경'.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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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 약방골목이었다가 금속부품공장 거리가 된 구리개길.
# 서민 의료기관이 자리했다가 한옥마을이 조성된 제생동천길.
# 군인들이 모여 사는 거리였다가 서울 최고의 쇼핑 명소가 된 남산동천길.

조선 후기 18세기 때의 원형을 간직한 서울의 거리 가운데 서울시가 '12경'으로 꼽은 길들이다. 시간이 흐르며 주변 모습은 바뀌었지만 길은 남아 역사를 전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 옛 길 가운데 시민들이 방문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길 12곳을 선정, 지난 14일부터 시청 1층 로비에서 사진과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시는 18세기 조선후기 도성대지도와 현재 지도를 일일이 비교해 남아 있는 옛 길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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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구리개길'로 불린 거리의 현재 모습.(서울시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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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개길·제생동천길·남사동천길

구리개길은 현재 을지로입구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길이다. 조선시대 이 곳에는 대민의료기관 '혜민서'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주변에는 여러 의원과 약방이 자리잡아 대표적인 약방거리로 꼽혔다. 특히 방산시장 근처 골목은 당시 도로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철강·금속부품공장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제생동천길은 현재 안국역과 재동초등학교, 북촌한옥마을, 중앙고등학교를 잇는 길이다. 제생동천이라는 하천의 이름은 조선 초기 서민들의 질병을 치료했던 '제생원'이 자리해 있었기에 붙여졌다. 현재 이 길 주변에는 북촌한옥마을이 조성돼 수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빈다. 또 중앙고등학교는 드라마 '겨울연가', '도깨비'의 배경이 돼 촬영명소로 꼽힌다.

남산동천길은 현재 명동 주변의 길이다. 조선시대 명동일대는 대표적인 주택가로 벼슬이 높지 않은 양반과 군인 계층이 많이 모여 살아 '아래대'로 불렸다. 현재는 옛 길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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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정동길'로 불린 거리의 현재 모습.(서울시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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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양반의 역사, 정동길·안국동천길·삼청동천길

정동길은 현재 정동극장과 정동교회, 구세군중앙회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대 거리다. 태조 이성계의 왕비의 능인 정릉이 있어 정릉동으로 불리다가 정동으로 바뀌게 됐다. 임진왜란이 끝난 뒤 선조가 이 곳에 행궁을 마련하면서 궁궐의 위상을 갖췄다.

안국동천길은 현재 인사동길, 감고당길을 잇는 거리다. 주변에 명성황후의 생가인 감고당이 있었다. 또 순종의 가례가 베풀어진 안동별궁도 자리했었는데 그 자리에 풍문여고가 들어왔다가 현재는 이전했다.

삼청동천길은 경복궁 옆 사간동과 소격동, 삼청동을 잇는 길이다. 조선시대 삼청동은 산과 물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했고 관료와 양반의 가옥이 즐비했었다. 현재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다양한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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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옥류동천길'로 불린 거리의 현재 모습.(서울시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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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의 거리 옥류동천길, '질척질척' 진고개길

옥류동천길은 현재의 경복궁에서 통인시장을 거쳐 수성동계곡으로 향하는 길이다. 인왕산 기슭의 옥류동은 조선시대 도성 내에서 경치가 좋기로 소문난 곳으로 특히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겸재 정선의 그림에 등장한 수성동계곡의 기린교가 근처에 있었다.

진고개길은 현재 세종호텔과 명동밀리오레, 서울중앙우체국을 지나는 길이다. 남쪽에는 남산, 북쪽에는 청계천이 위치해있다. 조선시대에는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지형 때문에 비가 올 때마다 남산에서 많은 빗물이 흘러내려 늘 질척거렸다. 진고개라는 이름도 '늘 질척거리는 고개'라는 의미다.

◇북영천길·흥덕동천길·필동천길·묵사동천길

북영천길은 종묘와 창덕궁 곁을 서쪽으로 지나는 길이다. 조선시대 훈련도감 본영인 북영의 이름을 땄다. 흥덕동천길은 현재 혜화로터리와 성균관대학교 일대 거리다. 조선시대 성균관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이 있었다.

필동천길은 현재 산림동과 인현동을 거쳐 충무로역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조선시대 남부 관아가 있어 마을이 '부동(部洞)'이었는데 당시 방언으로 부(部)와 붓(筆)이 비슷해 필동이 됐다고 전해진다. 묵사동천길은 현재의 방산시장과 중부시장에서 중구청을 거쳐 남산골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길 이름은 조선시대 '먹절' 또는 '묵사'로 부르던 절에서 유래됐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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