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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설명회, 노조 '출석금지' 지침에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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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대상 설명회…노조 "해외매각 찬성 여론전" 비판

뉴스1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모습 (뉴스1 DB) /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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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해외매각 반대투쟁에 나선 금호타이어 노조가 사측의 경영정상화 설명회 참석금지 지침을 내렸다.

노조 뜻을 결집해야한다는 취지였지만 회사가 법정관리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는 도를 넘어선 방식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으로 최소한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려는 노력까지 거부하고 있어서다.

금호타이어는 15일 오후 광주공장 별관 대강당에서 생산직 사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대부분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설명회는 회사가 처한 대내외 상황을 사원 및 가족들과 공유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설명회에는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산업은행 금호타이어 TF(태스크포스)팀 이춘원 부부장, 실사를 진행한 회계법인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노조가 지회 쟁의대책위원장 명의의 공지를 통해 조합원들의 설명회장 입장을 막으면서 참석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노조는 "채권단의 수하로 변신한 사측 경영진은 해외매각 찬성 여론을 만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주장하며 전 조합원의 참여 금지를 하달했다.

익명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는 50대 후반의 조합원이 설명회에 참석하려 하자 30~40대의 노조 간부가 욕설과 함께 참석을 제지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노조가 대화 창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면서 이날 예정된 곡성공장 설명회도 반쪽짜리 행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 간부가 고공농성을 풀고 내려온 만큼 최우선적으로 대화의 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라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해결책 마련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매각 반대투쟁에 나선 노조가 대화 자체를 거부하자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외 매각 방침을 정한 채권단은 앞서 금호타이어에 노사 협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외자 유치 동의서를 포함한 자구안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기한을 넘길 경우 법정관리는 불가피하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이해관계자 설명회를 계획한 사측은 노조에 대화로 생존방안을 모색하자고 여러 차례 호소했으나 협상 테이블 마련에도 애를 먹고 있다.

문제는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가 현실화되면 회사가 청산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법정관리 절차가 시작되면 기존 거래부터 끊기는데 이 경우 영업망이 붕괴돼 금호타이어의 자력 회생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네트워크가 무너지면 법원 관리 아래서 재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최악의 경우 청산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노사가 납득할만한 자구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cho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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