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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미투]문소리 “영화인 모두 가해자이거나 암묵적 동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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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식 및 토론회

경향신문

“지금까지 영화인 모두가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이거나 방관자 내지 암묵적 동조자였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배우 문소리씨(사진)는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발표·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씨는 “미투 운동을 지켜보며 함께 일하는 선후배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배우들과도 사적으로 관련된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세력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임순례 감독은 “미투가 진보의 분열을 가져온다거나, 어떤 공작이라고 말하는 잡스러운 이론에 우려를 표한다”며 “성이 평등한 사회는 우리가 꿈꾸는 민주사회로 가는 가장 바람직하고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식을 겸한 자리였다. 든든은 2016년부터 불거진 영화계 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영화인모임과 영화진흥위원회가 주도해 만든 센터다.

임 감독과 공동센터장을 맡은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한국 영화계가 미투 운동이 활발한 할리우드 같은 곳보다 더 위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든든은 성폭력 예방과 함께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고, 영화계 성평등 문화 조성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영화인모임과 영진위는 지난해 배우와 작가·스태프 등 영화계 종사자 749명을 대상으로 영화계 성평등 실태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1%가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 중 여성 응답자는 61.5%, 남성은 17.2%였다.

조사를 실시한 이나영 중앙대 교수는 “특히 배우나 작가 등 성비 불균형이 높은 직군에서 성 고정관념이 강했다. 가해자의 비율에서도 여성보다 남성의 비율이 크게 높았다”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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