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대구문화재단 노조 “열악한 처우 개선” 촉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규직 5급 연봉 1800만원, 9년째 동결…14차례 임금협상 진전 없어

대구시 출연기관인 대구문화재단 노조가 시의 무성의한 임금협상 태도와 ‘갑질’ 문화에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12일 ‘대구문화재단은 일회성 소모품이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직원들이 차상위계층 수준의 임금에 허덕이는데도 대구시로부터 ‘싸구려 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시와 재단 측의 무성의한 태도와 약속 파기를 규탄했다.

노조는 2016년 8월부터 지금까지 1년7개월 동안 사측과 14차례 임금협상을 했지만 진전이 없어 지난 5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구문화재단 정규직 5급 연봉은 1800만원(기본급 기준)으로 9년째 동결돼 있다. 이는 다른 시·도 문화재단 동급 직원(2500만~2700만원)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노사는 지난해 8월 정규직 임금 인상에 구두 합의하면서 협상에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 또 비정규직 임금도 전체 예산 중 인건비 비율 등을 검토해 논의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재단 대표가 전격 사임한 데다 대구시의 무성의와 갑질로 물거품이 됐다.

노조는 재단 대표 공석으로 사측 업무대행을 맡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에 노사 합의 실천을 이끌어내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면담은커녕 시간을 질질 끌면서 노조원들을 자극했다. 노조는 “시에 수차례 면담을 제안했으나 ‘알아보겠다. 면담 일정을 맞춰보겠다’며 고의로 면담을 기피했다”고 비난했다. 또 이 과정에서 시는 문화재단 인건비 부담 운운하며 비정규직 감축설을 흘리고 고용불안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박명현 노조위원장은 “시가 예산지원을 빌미로 문화재단을 마치 하청기업 다루듯 압박하는 등 슈퍼 갑질을 하고 있다”면서 “노동쟁의 조정신청기간(15일)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으면 태업, 1인 시위 등 투쟁 강도를 높여 상위기관의 슈퍼 갑질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은 매년 사업비와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대구시 등으로부터 244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만수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재단의 새 대표가 임명되면 노사가 충분히 임금협상을 합의하라는 뜻을 전했을 뿐 고의적으로 면담을 기피하거나 노조원 의견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구문화재단은 전체 직원 60명(정규직 15명, 비정규직 45명) 중 37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