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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엄홍현 대표 "175억 뮤지컬 '웃는남자' 세계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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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뉴시스와 인터뷰 갖는 엄홍현 대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가 세계로 가려면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야 한다고 했어요. 외국 사람들이 봐도 훌륭하다는 말을 해야 한다는 거죠. 제작자로서는 부담이었지만 흔쾌히 동의했죠."(엄홍현 대표)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비 175억원을 투자해 만든 대형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를 선보인다.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신과 함께' 1편 제작비가 약 200억원이니, 뮤지컬계 대형 블록버스터가 탄생한 셈이다.

12일 오후 중구 스페이스 아트1에서 열린 '웃는 남자' 라운드 토크에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는 "이 작품으로 한국에서만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투자할 수 없는 금액"이라면서 "풀 라이선스 버전으로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뮤지컬시장의 세계 흐름은 무대 세트 제작에 드는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영상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공개한 스케치와 모형만 봐도, '마타하리'는 직접 제작한 대형 무대를 선보인다.

엄 대표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봤지만 제작비와 문화생활의 비용이 줄어드는 추세였다"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삼았어요. 첫날 공연에 외국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누가 봐도 세계에서 '한국이 뮤지컬을 제작하는데 최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다"고 했다.

'웃는 남자'는 '레 미제라블'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겸 극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바탕이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이 배경이다.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아물지 않는 잔혹한 미소를 갖게 된 그웬플렌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을 그린다.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다.

작품의 메시지는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지은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엄 대표는 "이 시대에 완벽하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에요. 목표가 정확하게 있다"고 강조했다.

'웃는 남자'는 EMK가 2013년부터 5년 간 공을 들여온 작품이다. 사실 제작비 125억원을 쏟아 부은 EMK의 첫 창작뮤지컬 '마타하리'(2016년 초연)보다 앞서 기획됐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작으로 의미를 더해 오는 2018년 7월 10일부터 8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로 막을 올린다. 같은 해 9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이어 공연한다.

기간 차이를 크게 두지 않고 같은 공연을 다른 대형 공연장에서 연이어 공연하는 건 이례적이다. 엄 대표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 예술의전당 한달 공연만으로는 제작비 회수를 할 수 없어 블루스퀘어에서도 공연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과 블루스퀘어에서 모두 공연을 해도 첫번째 시즌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엄 대표는 "SBS와 인터파크가 큰 투자를 해주셨는데 한번에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길게 보자고 했다"면서 "두 번째 공연할 때 손익분기점(BEP)을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완성도가 필수다. 이를 위해 업계 관례에서는 이례적으로 공연 개막 전 하남에 공연장을 빌려 장면 수정을 하고 있다. 엄 대표는 "아직 해결이 안 됐다고 판단된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장면 하나를 위해 모든 조명과 세트를 설치하고 공연장을 빌리는 건 제작자에게 부담이에요. 하지만 진짜 장면 하나하나를 보면서 세계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감이 붙었고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만 해결하면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거 같았죠."

2012년 11월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초연 개막 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 '웃는 남자'를 보고 EMK에 뮤지컬을 제안한 로버트 요한슨이 연출을 맡는다.

그는 '지킬앤하이드'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에게 함께 하기를 제안했고, 와일드혼은 영화를 3번 연속 관람하고 그 자리에서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록해 6곡을 순식간에 만들어냈다.

요한슨은 "빅토르 위고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이 방대한 소설을 2시간 반 정도로 압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이야기 안에서 어떤 소재를 더 많이 표현하거나, 덜어내야 할 지를 정해 극의 균형을 잡고자 했으며 무엇보다도 소설의 근본적인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마타하리' '몬테크리스토' '시빌 워' 등에서 와일드혼과 호흡을 맞춰온 작사가 잭 머피를 비롯 그래미상 수상자인 편곡가 제이슨 하울랜드, 김문정 음악감독,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 그레고리 포플릭, 김유선 분장디자인 등이 함께 한다.

바이올린 연주자가 무대 위에 오르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바이올린 연주자가 무대 위에 올라와 말로는 표현을 할 수 없는 걸 연주로 같이 공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일본에 '마타하리'를 수출한 EMK인터내셔널의 김지원 대표는 "'웃는 남자'는 개막 전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뮤지컬 제작사에게 판권 문의를 받고 있어 글로벌한 경쟁력을 이미 입증했다"고 밝혔다. 2년 반 전부터 배우들을 캐스팅해왔다는 EMK는 4월 중 출연진을 공개한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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