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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팝업리뷰]'치즈인더트랩', 싱크로율 함정에 빠진 원작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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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화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싱크로율에만 힘을 쏟다보니 정작 이야기를 끌어가는 데 있어서는 힘이 부친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화제를 이끌었다. 2015년 기준으로만 누적 조회수 11억 뷰를 돌파한 동명의 원작 웹툰이 드라마를 거쳐 영화로 다시 한 번 재탄생되는 것이었고, 원작의 팬들이 그간 바래왔던 ‘가상캐스팅’에 0순위의 배우들이 모두 캐스팅됐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영화 ‘치즈인더트랩’의 모든 조건은 완벽했다. 앞서 tvN 드라마 방영 당시도 역대 tvN 월화드라마 최고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였기 때문. 원작의 인기가 드라마를 넘어 영화로 이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허나 장장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연재해왔던 웹툰이 가진 매력을 2시간 남짓의 러닝타임을 가진 영화가 다 담아낼 수 있을까란 걱정은 영화 ‘치즈인더트랩’이 가진 최대의 약점이었다. 113분의 러닝타임동안 각기의 매력을 가진 수많은 인물들의 성격을 풀어놔야 했으며, 그 안에서 홍설(오연서 분)과 유정(박해진 분)의 로맨스까지 끌어내야했다. 앞서 ‘치즈인더트랩’과 마찬가지로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한 ‘신과 함께’의 경우에는 이를 위해 두 편으로 나누어 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치즈인더트랩’은 ‘신과 함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 또한 앞서 제작됐던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를 풀어내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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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즈인더트랩' 스틸


‘치즈인더트랩’은 그렇게 원작의 매력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중심 스토리인 홍설과 유정의 이야기는 그대로 끌고 가되 그 안에서 각 인물에 초점을 맞춘 챕터를 나눠 ‘치즈인더트랩’은 백인호(박기웅 분), 백인하(유인영 분)의 이야기도 균형 있게 풀어간다. 또한 드라마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스릴러적인 이야기까지 포함시키며 ‘치즈인더트랩’은 원작이 가지고 있던 이야기들을 꽤나 많이 영화 속에 풀어내려했다. 하지만 그 탓에 ‘치즈인더트랩’은 오히려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가져버린 것도 사실이다. 싱크로율과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려던 탓에 ‘영화적’인 매력은 그다지 가지지 못한 것.

또한 챕터를 나눔으로써 오히려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단절되는 상황까지 생겨버린다. 굳이 챕터를 나누어도 되지 않는 흐름에서도 영화는 부분 부분을 나누며, 오히려 웹드라마를 시청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과도하게 등장하는 플래시백 역시 이야기의 몰입을 다소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갑작스러운 감정 전개, 과도한 PPL과 카메라 필터의 사용 또한 아쉬움을 자아내게 한다. 허나 ‘치즈인더트랩’은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는 것에서는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뤄낸다. ‘빨간 벽돌’ 에피소드가 주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가 그 첫 번째다. 해당 에피소드는 로맨스릴러라는 장르의 혼합을 꽤나 매끄럽게 이어주며 흥미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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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즈인더트랩' 스틸


두 번째로는 앞서도 거론했던 원작과의 싱크로율이다. 인물과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싱크로율은 원작의 팬들에게 큰 만족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드라마에 이어 또다시 유정 역으로 출연한 박해진은 다시 한 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홍설 역을 맡은 오연서 또한 풋풋한 대학생 연기를 매력적으로 해내며 눈길을 끈다. 극 중 남매로 출연하는 박기웅과 유인영의 외외의 케미 또한 재미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한다. 배역들의 싱크로율 외에도 몇몇 장면들을 원작의 컷 구성과 비슷한 카메라 구도로 촬영되어 원작의 팬들에게는 또 다른 흥밋거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원작이 가지는 재미와 매력을 그대로 영화로 구현해내고자 한 ‘치즈인더트랩’. 김제영 감독은 이에 대해 “서로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이들이 만나 부딪히며 서로를 이해하는 이야기인 만큼, 우리 삶에 대립할 수 있는 이야기”로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원작이 가진 그대로의 의미를 가져와 영화로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치즈인더트랩’은 원작의 틀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됐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영화가 자기 나름대로의 이야기 구성을 끌고 가는 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 과연 ‘치즈인더트랩’의 이와 같은 선택은 독이 될까 약이 될까. 오는 14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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