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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취재수첩]'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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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천안=충청일보 박보겸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으로 유력 정치후보들이 낙마하는 모습이나 폭로자에 의해 험난한 여정을 가는 것을 연일 매스컴을 통해 보고, 듣고 있다.

미투운동과 폭로 건들은 사실상 가장 '내 편'이라고 믿었던 주변 인물들로부터 발단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그 이유와 배경이 어떠하든 인간의 일들은 '관계'에 달려 있고, 폭로는 갑을 대상으로 한 논공행상과 반대급부에 따른 불만, 정의사회 구현 등 다양한 이유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의 일들 가운데 도지사 후보로 나선 A씨 건의 경우도 과거부터 '내 편'이라고 생각해 온 폭로자에 의해 일이 커지고 있고, 전 도지사는 지근거리에 있는 정무비서로부터, 천안시장 역시 민선6기 출범 당시 시정인수위원회 자문의원이자 본인 다음의 위치에 있는 체육회 상임 부회장으로부터 당선 전에 돈을 줬고, 채용비리에 당사자라는 지목을 받아 진위여부를 떠나 선거를 앞두고 심기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부와 권력을 가졌을 때 진실성과 충성도 여부를 파악하기 힘든 '내 편'은 도처에 있지만 이를 다 잃거나 잃을 위기에 처할 때, 지탄을 받을 일로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손가락질 할 때 '내 편'은 드물고, 불똥이 튈까봐 멀리 떨어져 경계하는 것이 세상인심이다.

지난 2016년 창감독이 만들어 개봉한 영화 '계춘할망'이 있다.

늙고 힘없는 계춘할망이 헤어졌다 12년 만에 만난 손녀 혜지에게 한 명대사가 있다.

"혜지야~세상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내 편 하나만 있으면 살아지는게 인생이라, 내가 네 편을 해줄테니 너는 너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아라"

비록 영화의 대사이지만 권력을 갖고 있거나, 권력과 부를 추구하는 이들이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가운데 계춘할망 같이 사심 없는 심기를 가진 인물이 주변에 있는지 잘 들여다보는 것이 후환을 사전에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정도(正道)를 걷는다면 이런 걱정은 필요없겠지만 살어름판을 걸을 수밖에 없는 인물들 입장에서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모른다 했으니 이 문제는 참으로 난제일 것이다.

박보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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