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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공격받는 미투…"가해자는 사라져도 피해자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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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첨부용//조민기 피해자 SNS


뉴시스

/첨부용// 삽화 사건사고 성추행 성폭행 미투 metoo


피해자들이 정치 음해 세력이나 가해자로 몰려

"가해자 극단적 선택으로 피해 사라지지 않아"
"김어준 발언에 2차 피해, 언론 받아쓰면 안돼"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김지은 기자 =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한 달여 만에 각종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성폭력 피해자들이 외려 가해자나 정치 음해 세력으로 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투 폭로로 성추행 혐의를 받던 배우 조민기(52)씨가 9일 자신이 살던 오피스텔의 지하 1층 주차장 옆 창고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조사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의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조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청주대 연극학과 2011학번 학생 등 피해자 10여 명의 진술을 확보한 상황이었다.

여론은 들썩였다. 일각에선 조씨가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미투운동을 인민재판과 동일 선상에 놨다. 피해자들은 조씨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내몰려 더 큰 고통을 받게 됐다.

같은 날 배우 유아인(32)씨가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남자가 화형당하는 영상을 올리자 미투운동을 마녀사냥에 빗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자신을 피해자의 친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피해자의 SNS에 쇄도하는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 게시글을 보면 '원하는 목적 이뤘으니 발 뻗고 주무시겠다', '당신들만 피해자냐' 등 원색적인 비난 일색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가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해서 피해가 없어진 게 아니다"라며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와 그에 걸맞은 형사 조치, 그리고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며 미투운동을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방송인 김어준(50)씨도 가세해 미투에 정치 공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 또 다른 불씨를 만들고 있다.

김씨는 지난 9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에서 "안희정에 이어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까지. 이명박 각하가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제가 공작을 경고한 것은 이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진보 진영 인사의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는 인식을 부를 수 있다.

피해자들은 자신에게 쏠리는 선정적 관심과 조직 내 비난 등 여러 어려움을 감수하고 전면에 나선다. 김씨의 발언은 이런 피해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는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신혜정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김씨의 발언이 힘이 있는 것처럼 기사가 나간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김씨의 말을 더는 언론에서 받아쓰기하면 안 된다"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미투운동이 성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이를 향한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에 다수 시민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미투운동이 앞으로 사그라질 것이라는 식으로 프레임을 잡으면 안 된다"며 "다양한 시선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공감하고 지지하는 건강한 시선들이다. 그런 시선들이 사회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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