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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서방 외신 中 개헌안 통과에 쓴소리…"정부의 경제 개입도 심해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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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서방 외신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 통과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 부작용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집중 보도하며 비판적 시각의 보도를 내놨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 이후 권력강화에 나서면서 이번 개헌안 통과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중국 지식인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이에대한 반발이 거세며 중국 역대 지도자 중 최고의 절대권력자로 있던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또 개헌안 표결 결과 찬성률이 무려 99.8%에 나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FT는 소아즈대학(SOAS)의 스티브 창 중국 전문가 말을 인용해 표결에서 반대표가 극히 적은 것은 시 주석이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 보다는 정치인들이 시 주석을 무서워 한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WSJ은 독일 프라이푸르크 대학의 대니얼 리스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번 개헌안 통과로 중국은 위험한 길을 가게 됐으며 지도부의 승계가 사실상 중단됨을 의미한다며 한명에게 집중된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위기 상황에서 가장 도드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내부에서 일고 있는 개헌안 통과 비판을 중국 정부가 검열로 막으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서방 언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검열로 반대 목소리를 막는 것은 더 큰 정치적 압박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도 이번 개헌이 중국 사회에 논쟁을 부르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경제에 있어서도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입김만 세질 뿐 좋을 게 없다는 뉘앙스다. 시 주석의 권력 강화로 옹호론자들은 중국 경제가 지속 성장에 더 가까워졌다고 주장하지만, FT는 따지고 보면 지금까지 시 주석 지휘 아래 진행된 일련의 경제 개혁들은 정부가 경제에 더 많이 개입하는 방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머니는 시 주석의 1인 권력 강화에 대해 중국 밖 정치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 만큼 경제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중국 경제 전문가는 "한명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시 주석의 계획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더라도 이를 제지할 세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책의 질이 부실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경제의 뇌관인 과도한 부채 문제도 해결이 더딜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머니는 "시 주석이 빚과의 전쟁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한 스텝을 본격적으로 밟고 있지는 않다"며 "지금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중국 경제는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콩 애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알렉스 울프 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은 중국 경제를 한단계 나은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는 아니다"라며 "중국의 미래가 한 사람의 어깨에 달려 있다는 것은 많은 문제들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 주석의 권력 강화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CNN머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무역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는 시 주석은 더욱 단단한 대응 토대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국인 투자 유치, 위안화의 글로벌화 등에서도 시 주석의 '파워 플레이'는 일을 해내는 중국의 능력은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부 기자 interde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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