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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충청대망론 위기···그래도 희망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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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일보

[충청일보 사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영ㆍ호남이 독식한 권력구조형태를 중부권 또는 충청권 출신 대통령의 출범을 통해 동서 대립의 형태를 청산하고 진정한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자는 '충청대망론'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촛불민심으로 촉발된 지난해 조기 대선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충청대망론'의 최대 주자로 나섰다가 대선 판에서 중도하차하면서 충청권 민심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향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마저 수행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검찰 문을 자진해 들어가면서 '충청대망론'은 물거품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6년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이 거론되면서 고향인 충북뿐만 아니라 대전ㆍ충남출신도 여야를 초월해 반 전 총장 지원에 적극 나서며 충청권이 하나가 됐다.

반 전 총장이 지역 민심을 뭉치게 한 구심점이 된 것이다.

반 전 총장의 인기는 충청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대됐고, 그를 지지하는 조직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오히려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마저 나왔다.

하지만 그가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면서 충청권의 상실감은 당혹과 실망으로 이어졌다.

그때 새 희망으로 부상한 사람이 충남 논산출신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였다.

충청권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전ㆍ현직 지방의원 등 2000여명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사시절, 충북도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등 소통하며 충북에서도 지지층을 확대했다.

이런 폭넓은 행보를 바탕으로 그는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민주당 집권 후 안 전 지사는 차기 최대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특히 그는 중도보수 입장도 대변하는 발언으로 전 계층을 아우르는 신선함을 더했다.

지난해 12월 6일 서울에서 "이제 정파적 싸움은 극복해야 한다"며 "이승만ㆍ박정희의 긍정적 요소만 기록하자"고 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안 전 지사마저 연이은 성폭행 의혹으로 정치생명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는 잠적 나흘 만인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해 9시간 30분의 조사를 받고 이튿날 새벽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에 대해 이날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자진 출석한 배경에 대해서는 "(검찰의) 소환을 기다렸습니다만 견딜 수가 없게…"라며 그동안 괴로웠던 심정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충청권 일각에서는 이제 충청대망론은 날라 갔다고 푸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기 대선에 충청출신 중 나설만한 인물이 없다는 이른 얘기도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반기문과 안희정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물을 포기하지 않고 길러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아직도 충청출신 중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정ㆍ관ㆍ재계 곳곳에 많기 때문이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인물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위기에 기회가 찾아오듯 충청권은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배출하도록 똘똘 뭉쳐야 한다.

충청권의 사명이다.

국가발전을 견인하기 위한 과제이고 숙제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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