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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김영춘, 부산시장 불출마선언에 부산 정치판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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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장관 직분에 충실하겠다”/오거돈 “지방선거 승리로 보답하겠다”/민주당 부산시당 내 오거돈 ‘거부 기류’ 해결 숙제/집권당에 집중된 미투 여파에 따른 여론 향배 주목

6·13 지방선거 부산시장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김영춘(더불어민주당 부산진구갑)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불출마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부산 정치판이 요동치고 있다.

김 장관은 11일 오후 부산지역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원들의 지지로 부산시장후보 경선 참여를 적극 검토했으나 현직 장관이자 국회의원으로서 경제살리기와 북핵위기 해결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작은 차질도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으로 출마를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시민의 요청에 따르지 못하는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중대한 시기에 국무위원으로서, 해양수산부장관으로서 맡은 바 직분에 더욱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세월호 유골 은폐사건과 관련한 현안 보고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 장관의 불출마 배경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장관 등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는 데다 의석수 한 석이 아쉬운 마당에 김 장관의 지역구에서 보궐선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당의 판단과 불출마권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장관이 불출마함에 따라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재호 국회의원, 정경진 전 부산시행정부시장 등이 경쟁하게 됐다.

오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뇌에 찬 결단에 진정으로 경의를 표한다. 부산시민과 민주당을 향한 그의 깊은 애정에 감동을 느낀다”며 김 장관의 불출마 결정에 존중의 뜻을 표했다.

오 전 장관은 이어 “김 장관의 결단은 민주당을 통해서 반드시 부산의 정치권력 교체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원팀’의 가치와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며 “김 장관의 결단은 아파도 아픈 줄을 모르고, 틀려도 틀린 줄을 모르던 부산을 바꾸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원팀은 김 장관의 헌신에 대해 지방선거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그러나 최근 부산시장 후보군 중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보인 오 전 장관의 이 같은 의지와는 별개로 부산시장 선거가 여당의 승리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민병두 의원 등 미투 파문이 집권 여당에서 집중적으로 일고 있어 향후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 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오 전 장관이 ‘원팀’을 부르짖지만 후보 선출과정도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가 부산시당 안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9일 오후 부산시당 전·현직 지역원외위원장 상당수가 부산시의회에서 김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배포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들이 배포한 성명서에는 ‘김영춘이 없는 부산시장 선거는 거짓이다’는 등 과한 표현이 들어있었다. 이들이 김 장관 출마를 촉구한 것은 오 전 장관을 민주당의 시장 후보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의미로 지역정가에서는 해석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이들은 “당내 단합을 해치는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요지의 해명서를 발표했다.

이 같은 소동에 대해 한 민주당원은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려는 분이 부산지역 당원들과의 소통이 부족한 것에 대한 반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과거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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