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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클릭! 별난 여행] 이사가면 돈주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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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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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된다. 여행하다 반해 아예 이사를 가면 무려 8000만원을 주는 놀라운 마을이 있다. 장소도 장난이 아니다. 누구나 '워너비' 여행지로 꿈꾸는 스위스 한복판이다. 그러니 스위스 여행을 앞두신 분들, 지금 이 기사를 보고 현장을 방문한 뒤 확 끌린다면 한번쯤 통째로 터전을 옮기는 것도 고민해볼 일이다.

그 놀라운 마을은 스위스 발레주의 알비넨 마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위스 발레주에 있는 알비넨 마을이 새로운 주민을 유치하기 위해 지원금을 제공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조건도 생각 이상으로 파격적이다. 성인 한 명에게 2만5000스위스프랑, 아이에게는 1만스위스프랑을 각각 제공한다. 어른 둘, 아이 둘 4인 가족을 기준으로 7만스위스프랑을 받을 수 있는 셈. 이는 약 8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다만 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우선 나이. 혜택을 받기 위해선 45세 미만이어야 한다. 혜택을 받은 뒤에는 알비넨 마을에 10년 이상 직접 거주해야 한다. 또한 마을에서 20만스위스프랑(약 2억2000만원)의 집을 짓거나 사야 한다.

이걸 하나라도 어기면? 뭐, 상상대로다. 받은 지원금을 전액 토해내야 한다. 스위스 국민뿐만 아니라 스위스 거주증을 갖고 있는 외국인도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구 240명의 작은 마을이 이처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면서까지 사람들을 모으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마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해 마을에 있던 유일한 초등학교가 폐교되면서 아이들은 20분이 넘는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또한 그전에는 수년에 걸쳐 마을 주민들이 다른 도시로 이사를 떠나기도 했다.

실제로 1900년대 알비넨 마을에는 380여 명이 살았지만 이후 인구가 점점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간 마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 속에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서 나온 자구책인 것이다. 아름다운 스위스의 작은 마을도 인구 절벽을 피할 수는 없었다.

앞서 알비넨 마을은 지난해 11월 주민투표를 거쳐 찬성 71표, 반대 29표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정책은 마을 의회를 거쳐 매년 10만스위스프랑의 기금을 모아 운영될 예정이다.

비트 요스트 마을 의장은 "이것은 마을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젊은 가족이 오면서 마을은 활기를 찾고 학교도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세현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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