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경영정상화 자구안 교섭 재개, 결렬되면 법정관리 불가피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금호타이어지회 소속 조합원들이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구조조정 저지, 부실 해외 중국공장 매각, 해외매각 재추진 반대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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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생사기로에 놓인 금호타이어 운명이 조만간 결정된다.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 시한을 하루 연기해준 채권단은 해외매각이 필요할 경우 별도 협의를 요청하겠다며 한발 양보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 경영정상화에 이해관계자 협조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공은 노조로 넘어갔다. 고임금·저생산성 문제 해소 없이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해 노조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7일 금호타이어 노사는 광주공장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을 앞두고 최종 교섭에 나선다.
당초 금호타이어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MOU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노조가 국외 매각 반대를 이유로 자구안 협의·이행을 거부하며 일정을 연기했다.
차입금 만기 연장(1년), 이자율 인하 등을 약속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해관계자 고통분담이 전제되지 않으면 유동성 지원대책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임금삭감 등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없이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을 계속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금호타이어 이사회에서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채권단이 노사 협의 결과를 좀 더 지켜보자고 결정하며 금호타이어는 시간을 하루 더 벌게 됐다.
현재 노조가 반대의사를 보이는 부분은 금호타이어의 국외 매각 추진이다. 해외매각이 이뤄질 경우 고용승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격한 구조조정 잣대를 들이대면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은 금호타이어 정리에 나서는 게 맞다. 하지만 한국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데다 일자리 문제도 걸려 있어 살려야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추진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채권단은 해외투자(매각)가 필요할 경우 노조와 별도 합의를 진행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대신 이같은 양보에도 노조가 자구안 협의를 거부하면 더 이상 금호타이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운명을 결정짓는 공은 노조로 넘어갔다. 시간을 벌긴 했지만 노사 자구안 협의·이행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한 만큼 노조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일단 사측과 전날까지 줄다리기 협의를 계속했던 노조 내부에서는 파국은 막아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차입금 만기 연장을 철회하면 당장 1조3000억원가량의 빚을 상환해야하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 회사가 부도처리될 수 있어서다.
다만 노조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합의점을 찾을지 여부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 절차를 밟으면 가혹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채권단이 최대한의 양보를 약속한 만큼 노조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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