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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신간] 레플리카·야수의 송곳니를 뽑다·혼자서 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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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레플리카 = 박세진 지음.

'레플리카'는 1970년대 이전에 나왔던 몇몇 청바지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일본에서 시작된 패션 문화를 뜻한다. 정교한 불법 복제와 방식은 비슷하지만, 디자인을 넘어 당시의 원단과 제작 방식, 설비는 물론, 문화와 사회상까지 담아내려는 집요함에서 차이가 있다. 청바지에서 시작한 레플리카는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작업복, 아웃도어, 밀리터리 의류 등으로 확대됐다.

이런 흐름은 그동안 디자이너와 전문경영인 중심이었던 패션계에 생산자, 즉 의류 제작 장인과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브랜드들이 생겨나는 새로운 기류를 만들어냈다.

이 책은 이처럼 고급 패션과 대중 패션의 틈새를 파고들어 제3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생산자 중심의 브랜드들을 조명하고 그들과 소비자들이 만들어간 문화와 역사를 들여다본다.

푸른숲. 208쪽. 1만9천500원.

▲야수의 송곳니를 뽑다 = 존 D. 로스 편집. 김복기 옮김.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신학자인 존 하워드 요더(1927∼1997)의 성추행 사건의 전말을 추적한 책.

기독교 윤리학계의 거장으로 불렸던 요더는 많은 여성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저지른 사실이 1990년대 초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후 20년간 요더와 관계한 수많은 개인과 그룹, 교회와 기관들은 요더의 행동에 대한 비밀 보장에 동의하고, 정보를 통제했으며, 피해자들을 무력화하는 데 앞장섰다.

이 책은 미국 메노나이트 교단이 그동안 열람이 통제됐던 기관들의 자료를 조사해 진실을 밝혀낸 기록이다. 2015년 미국 '메노나이트 계간지' 특집호에 실린 내용으로,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신학적인 입장에서 요더의 잘못 인식된 성의 정치학을 비판한다.

편집자인 존 로스는 "올바른 기억은 대규모 집단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까지 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인정은 교회로서 우리가 우상처럼 떠받들었던 요더의 권위에 대해 질문하지 못했다는 것을 공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적었다.

대장간. 304쪽. 1만5천원.

▲혼자서 본 영화 = 정희진 지음.

여성학자인 저자가 영화를 페미니스트의 시각으로 읽고 해석한다.

저자는 '나쁜 남자'들을 거치며 삶이 망가져 가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주인공에게서 '혐오' 가 아닌 '위로'를 발견한다. 계속 배신을 당하면서도 사람을 믿고 사랑하는 마츠코야말로 자신의 주체성을 놓치지 않는 강인한 존재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족의 탄생'에서는 '정상 가족'이 아닌 연대와 사랑으로 뭉친 대안적 가족에서 위안을 받는다.

저자가 '내 인생의 영화'로 꼽는 28편의 영화가 담겨 있다.

교양인. 130쪽. 1만3천원.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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