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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연극→개그→영화계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미투'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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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문화계 '미투' 운동…무너져내리는 건 시간 문제

문화계 거장들이 줄줄이 몰락하고 있다. 연극계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고 있는 것. 유명연출가 이윤택에 이어 배우 겸 교수직까지 맡고 있던 조민기, 그리고 아직 실명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명 개그맨과 영화 감독까지 성추문에 휩싸였다. 무너져 내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개그계도 미투 동참할 수 있게 만들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는 이윤택 연출가, 배우 조민기 등 성범죄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이어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2008~2009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신인 개그맨 시절을 보냈다고 밝힌 한 남성은 "그 당시 여자 개그맨들이 신체 접촉을 떠나서 언어 성희롱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유두의 색깔이 무엇인지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삼아 던지는 언어 성희롱에 여자 개그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쳐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쁜 후배들은 공연 중 무대에서 수위 높은 스킨십을 해야하는 분위기에 휘말리기도 했고, 공연 후 술자리에서도 성희롱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에는 개그맨에 대한 꿈이 너무 컸기 때문에 성희롱적인 발언, 폭행 등을 당연하게 버텨야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잘못된 건 밝혀야 된다고 생각에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끝으로 "개그계에도 미투 바람이 불어서 앞으로 이러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영화계에서도 영화감독에 대한 성희롱 폭로가 나왔다.

영화계에 따르면 현재 개봉 중인 영화를 연출한 A 감독은 최근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면서 언론 인터뷰와 무대 인사 등 각종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A 감독의 성희롱은 이번 개봉작이 아니라 다른 영상물에 출연할 배우 지망생과 면접과정에서 벌어졌으며, 배우 지망생 B씨가 자신의 SNS에 폭로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B 씨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지난해 12월 18일 뮤직비디오 미팅에서 (A 감독이) 여배우에게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성희롱적인 언사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 감독은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

영화 제작사 측은 이러한 사실을 접하고 곧바로 A 감독을 홍보 일정에서 배제했다. 실제로 A 감독은 지난 9일에도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으나, 전날 "갑자기 몸이 너무 안좋아졌다"며 인터뷰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한편, 앞서 유명연출가 이윤택은 배우 김수희, 이승비, 김지현 등 여배우들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에 이윤택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했지만, 20일 김지현이 '배우로 활동할 당시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을 했고, 낙태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 논란은 가중되고 말았다.

인간문화재 하용부 또한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고, 문화재청은 그에게 매달 지급했던 131만 7000원의 정부 지원금을 중단했다.

영화배우 겸 대학교수인 조민기에게도 화살이 꽂혔다. 그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임하던 중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학생 측과 조민기의 입장이 다소 엇갈린 가운데, 경찰 조사에서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정원 기자 sjw199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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