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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천주교, ‘제주 4·3사건’ 다각도로 고찰하는 학술행사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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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기념 심포지엄 ‘제주 4·3의 역사적 진실과 한국 현대사에서의 의미’

뉴스1

2008년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일대에서 제주 4·3 희생자 유해 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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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아 신앙의 관점으로 4·3의 의미를 성찰하는 학술 행사가 22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의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다.

‘제주 4·3의 역사적 진실과 한국 현대사에서의 의미’라는 주제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 천주교제주교구 4·3 70주년특별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가 공동주최한다.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가 ‘4·3의 통합적 의미를 찾아서’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김대중도서관장)가 ‘4·3의 역사적 진실과 한국 현대사에서의 의미’를 주제로 제1발제를 하고, 백장현 교수(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와 박찬식 박사(제주학연구센터장)가 토론한다. 이어 김상봉 전남대 교수(철학과)가 ‘4·3의 철학적 역사적 의미’를 주제로 제2발제를 하고, 한재호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성서신학교수)와 박찬식 교수(4·3범국민위원회 위원장)가 토론한다.

강우일 주교는 기조강연에서 "4·3의 배경과 과정 속에 민족의 해방, 불의에 대한 저항도 있었지만, 해방을 향한 역사적 동력을 저지하려는 부정적 반작용도 같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4·3의 의미를 구약성경 탈출기에 비추어 성찰할 예정이다.

제1발제자 박명림 교수는 제주가 4·3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한 과정을 ‘제주 4·3 치유 모델’로 이름붙이고 고찰할 예정이다. 엄청난 인명살상의 비극을 겪고도 민주화 이후 보복이나 폭력 없이 관용과 상생을 보여준 ‘제주 정신’이 대한민국과 남·북한은 물론 세계 여러 곳의 갈등 극복을 위해 깊이 학습될 범례로 기록될 것이라 평가하며, ‘제주 4·3 모델’을 ‘세계 보편 모델’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제2발제자 김상봉 교수는 4·3에 관한 기존의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계획이다. 제주에서 분단과 친일파의 재등장에 반발해 항쟁의 불길이 솟아올랐다는 것은 제주의 '명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군·경의 학살과 고문에 남로당 무장대가 폭력으로 대항하면서 항쟁은 대립되는 두 세력의 적대적 충돌로 변질되었으며, 희생자의 대부분은 비무장 민간인이었다. 김 교수는 이를 지적하면서 분단에 반대하여 일어난 항쟁이 분단을 더욱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지금까지 제주도민은 마음속의 분단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할 예정이다.

행사를 마련한 '제주교구 4·3 70주년특별위원회'는 “70년 전 고립된 섬 제주에서 발생한 참혹하고 한 맺힌 이들의 죽음이 흘러간 역사 속에 묻혀서는 안된다"면서 "지금 여기 우리의 삶 속에서 진정한 평화를 위한 화해와 상생의 길을 본격적으로 찾기 위해 심포지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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