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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올바른 존칭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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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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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말(言)은 그 사람의 소양이나 교양을 여실히 드러낸다.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한 사람의 수준이나 인격까지도 가늠할 수 있다. 사용하는 언어가 이처럼 중요함에도 부지불식간 잘못 사용하는 말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잘못 사용하는 말들을 알아보고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 결례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직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바로 "수고 하셨습니다"라는 표현이다. 나이나 직급을 떠나, 너나할 것 없이 대부분 이렇게들 말한다. 필자의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장이 강의를 마치면 젊은 사람이나 직급이 낮은 직원들도 대부분 "강의 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라고 말한다. '수고하다'라는 말은 어른에게 써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왜일까? 그것은 수고가 지니는 의미 때문이다. '수고'는 한자로 '受苦' 이다. '고통을 받음'이라는 아주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나이 드신 분이 젊은 사람에게, 또는 동년배의 사람이 다른 동년배의 사람에게 분발하라는 뜻으로 '수고'라는 말을 쓸 수는 있다. 하지만 젊은 사람이 연세 드신 혹은 상사에게 이 말은 쓰면 욕이 된다. 따라서 직장에서도 '수고하다'라는 말은 특히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직장 상사나 윗사람에게는 '애 많이 쓰셨습니다'나 아니면 '애 쓰셨습니다'로 표현하면 무난하다. 아울러 먼저 퇴근하는 경우에 윗사람이 남아 있으면 "수고 하십시오"라고 인사해서도 안 된다. 먼저 나가는 것도 얄미운데 더 '고생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인사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먼저 가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먼저 실례 하겠습니다" 등과 같은 인사말로 표현해야 옳다.

또한 자기 아내를 다른 사람에게 언급할 때는 '아내'와 '처(妻)'라는 표현을 쓰면 된다. 부인(夫人)은 '남의 아내를 높이는 말'이다. 따라서 "저의 부인은ㆍㆍㆍ"하는 순간 자기 아내는 남의 아내가 된 꼴이 되고 영락없이 팔불출이 된다. 선생님이나 깍듯이 모셔야 할 사람의 배우자에게는 부인이란 말을 쓸 수 없다. 대신 '사모님'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부인'이 남의 아내를 높이는 말이라면, '부군(夫君)'은 남의 남편을 높이는 말이다. 물론 '부군'도 선생님이나 깍듯이 모셔야 할 사람의 배우자에게는 쓸 수 없다. '사부(師夫)님'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 나이 드신 분의 남편을 지칭할 때에는 '김선생님'과 같이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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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더불어 상대를 고려하여 그 상대의 아들과 딸 또한 높여 불러야 한다. '아들' 대신에 '아드님', '딸'이 아닌 '따님'으로 호칭해야 한다. 이것은 상대를 높이는 것이지 그 아들과 딸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높이면 자기도 덩달아 올라가는 법이다. '아드님'을 쓸 자리에는 '남을 높여 그의 아들을 이르는 말'인 '자제(子弟)'라는 한자어를 쓸 수도 있다. 요컨대 '자제 분'이란 표현은 남의 아들에게만, 남의 아들과 딸은 묶어서 말할 때는 '자녀(子女) 분'이라 표현한다. 자기의 아들딸은 '자식(子息)'이라 말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말공부도 필요하다. 말이 사람을 타락시키기도 하지만, 언품(言品)을 지니면 훌륭한 인격체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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