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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게임·인터넷 8개協 “국제질병분류에 ‘게임장애’ 등재 반대…즉각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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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계 및 문화계 협단체가 국제질병분류(ICD) 11차 개정판에 ‘게임장애(gaming disorder)’가 등재하는 것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매경게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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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문화연대, 게임개발자연대 등 8개 유관 단체는 성명을 통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화 시도를 단호하게 반대하며 즉각적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WHO은 오는 5월 국제질병분류의 11차 개정(ICD-11)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장애’를 새롭게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기존에 공개된 ICD-11 초안은 ‘게임장애’를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여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확대하는 게임행위의 패턴’이라고 정의한다. 장애여부를 판단하는 진단기준으로는 ▲게임에 대한 통제 기능 손상 ▲삶의 다른 관심사 및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는 것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 등 3가지를 제시한다.

8개 협단체는 이 같은 정의와 진단기준에 의문을 표시한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모바일‧콘솔 등 20억명이 즐기는 문화콘텐츠인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과학적 연구와 경험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들 협단체는 “게임 이용자들 중에는 더 열정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다른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이라며 “때문에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도 ‘게임장애’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린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협단체들에 따르면 정신질환 관련 기준이 되는 미국 정신의학회의 DSM(정신장애진단 및 통계편람)에서는 게임 장애와 관련해 ‘인터넷 게임 장애는 정식 장애로 간주하기 이전에 더 많은 의학적 연구와 경험이 요구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협단체는 “WHO의 최근 움직임이 게임 장애와 관련된 과학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게임 장애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실험을 통한 데이터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하고 대상 그룹을 이루는 구성원이나 해당 그룹의 모집 과정이 타당한지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적 엄밀성이 부족한 자의적 판단에 따라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이 ‘게임장애’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특히 청소년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청소년과 학부모들이 겪어야 할 피해와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협단체는 ICD-11과 관련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타 국가 및 관련 산업계와의 연계를 통해 공동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미국의 게임산업협회인 ESA 등도 WHO가 ICD-11을 통해 ‘게임장애’를 새로운 질병으로 등록하는 것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한바 있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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