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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이스라엘-이란 뮌헨안보회의서 세게 '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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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 '앙숙' 두나라 시리아건 두고 맞비난

이란 외무 "美 파기한대도 우리는 핵합의 유지"

뉴스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격추된 이란 드론의 파편을 들고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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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은 태생적으로 '앙숙'이다. 1948년 '건국'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스라엘에 대해 이란은 해당 국가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이슬람 주류인 '수니파 종주'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계가 가깝기 어려운데, 이스라엘은 사우디와 가깝다고 볼 수 있고 이들 두 나라는 또한 미국과 가까워 이란과 평행선을 달린다.

이란은 시아파인 이라크 정부 및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시리아에선 정부군을 도와 이슬람국가(IS) 퇴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바로 이 시리아에서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상호 불만스럽던 관계가 확 터졌다. 그리고 이들 나라는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18일까지 열린 뮌헨 국제안보회의(Munich Security Conference)에서도 사납게 맞붙는 모습이었다. 뮌헨 국제안보회의는 전 세계 정상급 외교안보 인사들이 모이는 '안보분야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회의로 올해 54차 회의는 16~18일 열렸다.

베냐민 네타나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뮌헨 안보회의 연설에 나선 자리에서 시리아에서 격추한 이란의 무인 정찰기(드론) 조각이라는 것까지 꺼내며 이란을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언급하면서 "자리프 장관, 이것을 알아보겠는가. 당연히 그래야지. 이것은 당신네들 것이다. 이것은 이란의 드론 파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대리인(시리아)뿐만 아니라 이란에 대해서도 필요 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몇 시간 뒤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어 가진 연설에서 이스라엘을 맞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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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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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프 장관은 네타나후 총리가 파편을 흔들면서까지 연설을 한 것을 두고 "만화적인 서커스"라면서 "응답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한다"고 말했다. 자리프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상황을 고의적으로 확대하며 거의 매일같이 시리아 상공을 급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의 말싸움은 근본적으로 두 나라 간 적대적 관계에 기반한 것이지만 더 직접적으로는 지난 10일 시리아 상공에서 드론을 격추한 이스라엘이 이 드론이 이란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란의 드론을 격추한 것은 이날 이스라엘 공군의 F-16 전투기가 시리아 정부군의 대공포 공격을 받고 추락한 것에 분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부패 혐의로 물러날 벼랑까지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에겐 뮌헨 안보회의가 매우 시의적절한 시기에 벌어진 장이었다고 봤다. 자신이 이스라엘 안보에 있어 수장이고 이란에 있어서도 수호자임을 뽐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리프 장관의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연설 이후 미국 NBC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자리프 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도발할 경우 이란도 가만히 있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시리아 상공에 있던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가 격추된 것은 수십년간 이어져 온 '무적의 이스라엘'이라는 신화를 깼다고 주장했다.

NBC 인터뷰에서 자리프 장관은 이란 핵합의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먼저 핵합의를 파기한다고 하더라도 이란이 먼저 그럴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 날부터 핵합의 파기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일 같은 회의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국제사회에 이란혁명수비대가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은 핵합의 위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말 자체로 핵합의가 깨진 것이라 보진 않으며 국제사회가 떠받치고 있는 한 이란 핵합의는 유지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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