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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마이크로바이옴 R&D 확대...기초 인프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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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MD헬스케어 연구진이 김치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R&D)이 확대된다. 현대의학의 한계를 보완할 기대주로 떠오르면서 각종 질병 및 미생물과의 연관성 규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공기, 토양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까지 연구가 시작되면서 생태계 전반에 걸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 기초가 되는 균주 확보 확대와 인허가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하다.

18일 정부·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가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R&D를 강화한다. 의료, 농업, 미용 등 영역도 다각화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을 포함해 동식물, 토양, 바다, 대기 등에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군집과 유전체를 의미한다. 연구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당뇨·비만·아토피 등 대사·면역성 질환을 포함해 치매, 파킨슨병, 각종 암까지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질병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2016년부터 마이크로바이옴 R&D를 추진했다. 첫 해에 △한국인 장내 미생물 뱅킹 기술 개발·촉진 사업 △인체 공생 세균 유래 물질 기반의 면역·대사성 질환 제어 기술 △천연물·장내균총 상호 작용 기반의 류머티즘 관절염 제어 기술 개발 등 3개 과제를 대상으로 19억원을 투입했다. 한국인에게서 보이는 특이한 장내 미생물군을 모아 연구에 활용하는 '뱅크'를 구축, 기반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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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R&D 예산(자료: 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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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예산은 매년 늘었다. 2017년도 마이크로바이옴 예산은 전년 대비 약 3배 늘어난 56억원이었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신규 파마바이오틱스 실용화, 프로바이오틱스 발굴 시스템 개발과 실용화, 소시오마이크로바이올로지 등 3개가 신규로 착수됐다.

올해에는 총 91억7000만원이 투입된다. 차세대 가교형 미생물 원천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마이크로바이옴 리모델링 산업미생물시스템 원천 기술 개발,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생활 만성질환 관리 치료 기술 개발 등이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파마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발굴 시스템 개발 등 질병 치료 영역에도 5년 동안 75억원을 투입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난해에 미생물을 활용한 신약 개발을 올해 추진하는 등 연구 지원을 확대했다”면서 “진화하는 기술을 빠르게 파악, 연구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농림부도 관련 R&D를 본격화한다. 복지부는 10년 동안 1조1054억원을 투입하는 국가 치매 R&D 사업에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다. 장과 두뇌 축 유발 인자 발굴, 기전 분석 과제로 장내 미생물과 치매 간 연관성을 연구한다. 전 세계에서도 우리 몸속의 미생물과 치매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한국인에게 보이는 특이한 장내 미생물을 연구, 치매 연관성을 연구할 방침이다.

피부·미용도 중점 연구 분야다. 인체 미생물은 장내, 구강, 생식기, 피부에도 존재한다. 피부 미생물을 분석해서 피부 상태 분석과 맞춤형 화장품 제시가 가능하다. 복지부는 지난해 말 화장품 산업 종합 발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화장품 선도 기술 확보 방안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점찍었다. 피부과학 응용 연구를 추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개념 화장품 R&D를 올해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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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역할과 활용 분야(자료: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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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뿐만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동식물이 살아가는 토양, 공기 등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분석해 생물 생장을 촉진한다. 현재 프런티어 사업단, 차세대 바이오 그린 21사업단 등에서 벼·고추 작물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 및 다양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 식물과 토양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분석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발육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다방면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확산되는 것은 사람, 식물 등과의 연관성이 직간접으로 규명되기 때문이다. 국제 소화기, 심·뇌혈관 등 다양한 학회에서 당뇨·비만·합병증 등과 마이크로바이옴 연관성 논문이 지속 발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 출시까지 앞뒀다. MD헬스케어는 미생물 나노소포로 폐암, 대장암, 위암, 간암, 난소암 등 9개 암 진단을 돕는 서비스를 다음 달 출시한다. 서울대병원, 이대목동병원, 단국대병원, 부산대병원은 공동 임상 시험을 실시했다. 시험 결과 폐암과 위암 예측·진단 정확도는 95%, 난소암은 100%가 각각 나왔다.

기초 인프라 확대와 부처별 협업 과제 발굴이 필요하다. R&D 성과가 산업화로 이어질 제도 장치도 요구된다. 한국인의 장내 미생물에 국한된 바이오뱅크를 구강, 피부 등 인체 포함해 환경 요인까지로 확대가 요구된다. 치료제, 진단 등 상업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제정도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전무한 실정이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치료제나 진단 제품을 개발해도 인허가 가이드라인이 없어 상용화가 어렵다”면서 “R&D 역량 확보와 시장 진입을 위한 인허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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