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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시승기] 현대차 수소전기차 회심작 ‘넥쏘’ 5분 만에 완충(완전충전)…한 번 충전에 609㎞ ‘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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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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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 양산차(투싼 ix35)를 내놨지만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경쟁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어서다.

5년을 절치부심한 현대차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2월 5일 현대차는 경기도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과 강원도 평창 등에서 ‘넥쏘 미디어 체험 행사’를 열고 넥쏘의 구체적 제원을 공개했다.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9㎞, 복합연비는 수소 1㎏당 96.2㎞(17인치 타이어 기준)다. 5분 만에 수소탱크 6.33㎏을 가득 채울 수 있다. 넥쏘의 주행거리는 현존하는 전 세계 친환경 차량 가운데 가장 길다. 시승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메달하우스’ 식당까지 250㎞ 구간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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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관은 미래 지향적 느낌이 물씬 묻어났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왼쪽 창에는 속도와 연비 등 주행 정보가, 오른쪽 창에는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등의 정보가 나온다. 기어봉을 없앤 대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브리지형 센터패시아를 둔 것도 이채롭다. 외관은 불필요한 디자인을 최소화했다.

시동을 걸어도 소음과 진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른쪽에 있는 ‘D(주행)’ 버튼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소차는 차량 내부 탱크 속 수소와 대기 중 산소를 결합해 만든 전기로 모터를 돌린다. 엔진이 없다 보니 동력 계통 소음 또한 거의 들리지 않는다.

고속도로로 들어서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차는 탄력 있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제원상 최고 속력은 179㎞지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170㎞ 이상 찍히지는 않았다. 수소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주행거리를 늘리려고 고속 주행 능력을 제한한 결과로 보인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평창 메달하우스에 도착한 뒤 넥쏘를 기반으로 설계된 자율주행차량에 동승했다. 시승은 대관령119안전센터 앞 원형삼거리에서 출발해 서쪽 방향으로 3.5㎞ 떨어진 회전 교차로까지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한 뒤 반환점에서 U턴, 왕복 7㎞ 구간에서 이뤄졌다.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이 ‘CRUISE’와 ‘SET’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 모드로 바뀌며 운행을 시작했다. 자율주행 차량은 KT에서 제공하는 5G 통신 방식을 이용해 신호등을 인식한다.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눈 역할은 카메라와 레이더, 전후방에 각각 탑재된 3개의 라이다(레이저 레이더)가 맡는다. 돌발변수에 대응하는 역할은 트렁크를 가득 채운 내부 컴퓨터 몫이다.

운행 초반 서서히 움직이던 차량은 굽은 오르막길에 들어서자 해당 도로 제한속도인 시속 50㎞까지 금세 속도를 높였다. 교차로를 만나자 오른쪽 지시등을 넣고 안전하다고 판단됐을 때 진입했다. 교차로 구간을 돌던 중 옆 차선에서 대형 버스가 끼어들어 추월하려 하자 자율주행차는 민첩하게 회전 운전을 멈췄다. 사고가 잦은 회전 교차로 특성상 양보 운전을 우선하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한편, 현대차는 정부와 함께 올해 수소충전소를 36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넥쏘의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현대차 측은 정부 보조금을 포함해 4000만원 초반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6호 (2018.02.21~2018.0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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