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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STOCK & BOND]조선·화학·기계…인플레이션이 반가운 종목들 LS·두산인프라·롯데케미칼·이마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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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대표 안전자산인 미 국채금리가 뜀박질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은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크게 출렁였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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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최근 글로벌 증시는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월 2일 장중 2.85%까지 상승했다. 국채금리는 미국 노동부의 지난 1월 고용시장지표 발표 직후 가파르게 뛰었다. 고용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실업률은 4.1%로 넉 달째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했다. 시장은 시간당 평균임금을 주목했다. 1월 이 수치는 전월 대비 9센트(0.34%) 상승한 26.74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9% 올랐다. 미국은 지금까지 고용지표는 줄곧 호조를 보였지만 임금이 오르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 마침내 임금 인상이 확인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제 물가가 오를 것이고 이에 따라 이자율(금리) 상승이 확실하다’는 믿음이 퍼졌다. 금리 상승이 확실시되자 미국 국채를 찾는 수요는 줄었다. 수요가 줄면 미국 정부는 금리를 올려서라도 채권을 내다 팔아야 한다.

이는 곧 증시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 국채는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이런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채권 가격 하락)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떨어진다. 국채금리가 2%도 안 될 때는 주식 투자가 유리했지만 3%에 육박하면 투자심리는 돌아선다. 또 국채금리 상승은 회사채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로 나타나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이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고용 증가와 이에 따른 가계 가처분소득 증가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은 원자재를 수입해 쓰는 기업에는 악재지만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에는 오히려 호재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수익 방어에 나설 것을 적극 권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물가 상승 속도가 그리 가파르지 않다면 금융위기 이후 고착화된 저물가 환경에서 벗어나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어 치명적 위험으로 보기는 힘들다. 단,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하는 시점에서는 이와 상관성이 높은 자산과 종목을 선별해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수혜를 누리는 대표적 기업군은 경기 민감 업종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약세와 이에 따른 상품 가격 강세가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등 상승 추세 초입부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라며 조선과 기계 업종 매수를 권했다.

조선 업종은 악재와 호재가 뒤섞인 것이 사실이다. 주가는 바닥에서 큰 폭 올랐다. 지난 2월 7일 기준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올 들어 50% 가까이 올랐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다른 조선주도 최대 40%가량 상승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통상 조선사들은 결제대금을 달러로 받는다. 때문에 지금 같은 원화 강세, 달러 약세 국면에서는 환차손이 크다. 그럼에도 주가가 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최근 빚어진 달러 약세 현상은 미국에서 신흥국으로 대거 달러가 유입된 탓이 크다. 즉, 신흥국 경기 호황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른 수주 기대감이 커지면서 조선주 주가가 반등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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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오르면 조선주 시총 증가

경기호황·인프라 투자 증가 덕 보는

석유화학·기계·원자재 대표주 관심을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통계적으로 국제유가가 10% 오를 때 조선 시가총액은 20% 증가한다. 이에 반해 한국 조선업체는 여전히 글로벌 평균 대비 40% 저평가 상태다. 글로벌 제조업지표가 양호한 가운데 실적·수주 전망이 밝다면 과감하게 조선주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추천주는 1등 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다. 최진명 애널리스트는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잔고 감소가 멈춘 상태다. 따라서 수주가 전년보다 개선되는 즉시 성장세로 전환된다. 하이투자증권·현대중공업 지분이 여전히 매각되지 않은 상태므로 현금 유입 기대감도 높다. 현대중공업은 대장주라는 상징성,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사업 능력, 가장 우수한 재무구조 등 주가 상승을 위한 3박자를 고루 갖춘 대표 조선주”라고 추천했다.

석유화학 업종도 함께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경기가 좋아지면 화학 제품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특히 유가가 더 오르기 전 미리 재고를 확보해두려는 움직임이 강해진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학 제품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화학 제품 가격과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가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상은 이미 유가가 급등했던 2016년 말~2017년 초 경험한 적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화학주 실적을 가늠할 때는 스프레드를 잘 살피면 된다. 이 수치가 높으면 화학업체들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의미고, 낮으면 반대다. 전문가들은 화학 제품 스프레드에 민감한 순수 화학업체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실제 유가 상승이 본격화된 2016년 11월부터 화학 업종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2017년 2월까지 LG화학 21%, 롯데케미칼 40%, 한화케미칼 2%, 금호석유 25%, 대한유화 45%로 순수 화학업체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을 주목하라는 목소리가 크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 주가는 극도의 저평가 구간”이라며 적극 매수를 권했다. 호실적의 핵심은 비(非)에틸렌 계열 화학 제품들. 비에틸렌 제품은 파이프, 창호 등 건축자재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과 전자제품 외장재 등의 원료로 쓰이는 합성수지(ABS) 등. 지난해부터 회복세가 뚜렷하다. 불황 때 신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중국의 환경 규제로 공급이 억제됐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영업이익 3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전망한다”고 자신했다.

기계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증권사도 많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강추’했다. 조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 모두 글로벌 경기회복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은 신흥국 설비 투자 회복이 호재다. 기존 대형 굴삭기 노후화로 신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신흥국 인프라 투자 회복이 기대된다”고 기대했다.

원자재 업종에서는 LS가 눈길을 끈다. LS는 국내 유일 전기동(전선에 사용하는 구리) 제련업체로 지분법 대상인 니꼬동제련(지분율 50.1%)을 비롯해 그룹 포트폴리오 전반이 전기동을 주 원재료로 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 기조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중국의 환경 규제에 따른 수급 요인 등으로 올해 전기동 가격은 전년 대비 20%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0년 말 이후 동 가격과 LS 주가의 상관관계는 0.89에 달할 정도로 유의미한 흐름을 보였다”며 적극 매수를 권했다. 2월 6일 기준 주가는 7만5100원으로 목표주가는 11만원이다.

소비 관련 기업들의 강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업 매출 증가가 개인소득 증가로 이어지면 소비 역시 반등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지난 1월 26일 이마트와 신세계는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의 투자회사와 온라인 사업 관련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6호 (2018.02.21~2018.02.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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