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 부평 본사 앞 천막에서 보내
- 협력업체까지 만 2천 실직위기, 군산은 죽음의 도시
- 높은 제조원가, 5% 고리 이자…적자 불가피
- 노조, 임금인상 대신 신차투입 요구했지만
- 회사는 군산공장 회생 위한 어떤 노력도 없어
- 정부, 무조건적 지원보다 GM 경영 개입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재홍(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군산지회 지회장)
설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아침, 첫 인터뷰는 앞으로 우리 경제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사안부터 체크해 보죠. 한국지엠 문제입니다. 한국지엠이 군산 공장을 결국 설 직전에 멈춰 세워버렸습니다. 정황은 이렇습니다. 한국지엠은 버틸 수 없을 만큼 적자가 심하다. 그러니까 한국 정부가 지원을 해 주든지 아니면 우리는 한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겠다. 이런 겁니다. 미국 본사가 이런 의사를 밝히는 와중에 우선적으로 군산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시켜버린 건데요. 정부가 지원을 해 줘야 된다, 안 된다. 갑론을박은 이미 시작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노조의 얘기도 한번 들어보죠.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 군산지회의 김재홍 지회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지회장님, 안녕하세요.
설 명절인 16일 한국GM 군산공장 노동자들이 부평공장 앞에 차린 천막농성장에서 차례를 올리고 있다. (사진=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 군산지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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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홍>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설 명절 어떻게 보내셨어요?
◆ 김재홍> 설 명절, 저희와 같이하는 상근직 간부들과 부평에 있는 본사에서 천막에서 설을 맞이했습니다.
◇ 김현정> 고향에 아예 못 내려가셨어요?
◆ 김재홍> 네. 그렇습니다. 명절 이틀 전에 공장 폐쇄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간부들은 천막을 들고 부평 본사 앞에 와서 지금 농성을 하다 보니 설 명절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추운 천막 안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타지에 계시던 분도 설 되면 고향으로 내려가는데 오히려 우리 지회장님은 고향에서 설에 부평으로 올라오신 거네요.
◆ 김재홍> 저도 태어난 곳이 군산이고 생계를 이어가는 곳도 군산인데 처음으로 명절을 가족과 보내지 못하고 이렇게 추운 천막에서 보내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떡국은 못 드셨겠고...
◆ 김재홍> 떡국은 여기에서 지부장님 사모님께서 고생하신다고 와서 간단하게나마 먹고, 저희 중에 장남들도 있다 보니 간소하게 차례상도 차려놓고 지냈습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눈물의 떡국을 드렸네요.
◆ 김재홍>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군산공장은 노동자 수가 얼마나 됩니까?
◆ 김재홍> 군산 공장 안에서 일하는 직원은 약 2000명 정도 되지만 1차, 2차, 3차까지 협력업체 직원을 합치면 한 1만 2000명 정도 되고요. 또 가족까지 합치면 약 4만 명 정도가 넘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군산 지역 전체 분위기가 지금 우울하겠는데요. 어떻게 전해집니까?
◆ 김재홍> 군산에 있던 현대 조선소가 작년에 또 문을 닫았습니다. 바로 또 이렇게 군산 공장 한국지엠마저도 이렇게 폐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군산은 죽음의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 김현정> 죽음의 도시라고 할 정도예요?
◆ 김재홍> 네. 저희가 현대 조선소에서도 약 5000명 정도 일자리를 잃었고요. 말씀드린 대로 저희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저희마저 한 1만 2000명 정도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기 때문에 군산은 아마 그런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군산 전체 인구가 얼마나 되죠?
◆ 김재홍> 군산 인구는 약 26만에서 27만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중에 4만 명이 다 이 지엠하고 연결이 되어 있어요?
◆ 김재홍> 그렇죠. 저희들이 기혼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죽음의 도시다 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 직원들이 말하는 원인. 그러니까 직원들은 모이면 도대체 왜 우리가 이 지경이 됐어. 왜라고들 얘기하세요?
◆ 김재홍> 경영진들은 저희들의(군산공장의) 가동률이 낮다고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임금이 매년 상승해서 고정비용 지출이 너무 컸다라는 게 대표적인 이유로 본사가 들고 있는 거거든요?
◆ 김재홍> 회사에서는 일단 자료들을 저희한테 안 줍니다. 얼마 전에 카젬 사장도 국정감사에 나와서 자료를 제공한다고 해 놓고 아직까지 정확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들이 분석했을 때는 매출 대비 제조원가 문제라든가 5%가 넘는 고금리의 이자를 지급한다든가 그리고 글로벌 지엠이 한국에 부품은 비싸게 팔고 완성차는 싸게 사가면서 계속적으로 적자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경영 구조였습니다.
◇ 김현정> 거기서 5% 고리 이자라는 것은 미국 본사가 한국지엠에다가, 한국지엠이 경영이 어려우니까 돈을 꿔주는 형태로 주고 이자를 5%씩 가져갔다는 애기죠.
◆ 김재홍> 그렇죠.
◇ 김현정> 그런 문제. 또 부품은 본사가 한국지엠에 비싸게 팔고 완성된 차는 싸게 가져가고 이런 형태라든지.
◆ 김재홍> 5% 고금리가 넘어간 부분도 (이자를) 약 4년에 4600억을 지급했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한국지엠도 미국 본사의 일부분인데 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세요?
◆ 김재홍> 그건 정확한 분석은 안 되지만 한미 FTA 재협상이라든가 이런 통상 압력 그런 압박을 가하기 위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또 저희가 봤을 때는 공장 간, 나라간 경쟁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나라 간, 공장 간에 경쟁을 시켰다, 본사가?
◆ 김재홍> 댄 암만 사장도, 언론에서 나오지 않습니까? 유일하게 지엠 공장 중에 한국이 완전히 고임금, 저효율 그런 공장으로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나라 간에 각 나라 간 별로 경쟁을 시켜서 고임금 나라에서는 조금씩 물량을 줄인다라든가 하면서 철수 뜻도 비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들리는 얘기로는 지엠이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공장이 있잖아요. 한국은 보니까 임금도 계속 올려줘야 되고 세계 물량은 점점 안 팔리는 쪽으로 가고 이러다 보니까 한국 공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수순을 밟았던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 나오던데 직원들도 동의하세요?
◆ 김재홍> 예, 작년 임금협상 때도 그랬고요. 이번 임단협에서도 그들이 얘기하는 건 그렇습니다. 20만 대 신차를 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 그 대신 우리 노동조합에서 최대한 빨리 임단협을 마무리지어야 되고 우리가 자구책을 마련해야 된다고 하면서 이게 또 국가 경쟁 상대가 멕시코가 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나라 간 경쟁을 유발하면서 저희들이 만약에 또 뭐든 노동조합에서 양보를 않는다거나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는 뜻을 은근히 비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노조 나름을 자구 노력은 없었나요?
◆ 김재홍> 아닙니다. 작년 2017년 임금협상 때도 저는 분명히 얘기했습니다. 군산공장 노동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은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이 아니다, 미래 발전 전망과 신차 투입을 해 준다면 몇년 힘들더라도 모든 걸 양보할 수 있다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고요.
◇ 김현정> 신차 투입을 해 달라는 얘기는 본사에서 배정을 해 줘야 되는군요.
◆ 김재홍> 물량입니다. 물량인데 즉 군산 공장이 더욱 가동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원래 군산 공장은 수출의 70% 정도를 유럽에다 수출했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도인가요? 그때 유럽에서(쉐보레가) 철수한다고 발표하면서 그때부터 군산 공장은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에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요. 그 이후부터 회사에서는 저희 군산 공장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배정 좀 해 달라 우리 임금 좀 덜 받아도 괜찮다고 말을 했는데도 그렇게 해주지 않았고.
◆ 김재홍> 사장 입에서는 그랬습니다. 미안하지만 군산 공장에는 계획이 없다. 그 부분을 작년부터 얘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임금은 작년에 올렸습니까, 안 올렸습니까?
◆ 김재홍> 조금 올랐습니다.
◇ 김현정> 조금 오른 정도. 알겠습니다. 지금 회사는 군산공장 폐쇄부터 시작해서 지엠의 한국 철수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노동자들은 보고 계세요?
한국GM 군산공장 전경 (사진=군산시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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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홍>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지엠이 그동안 군산 공장에 했던 행동으로 봐서는 몇 년 안에 철수는 한다라고 봅니다.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라든가 했을 때는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가. 지금 산업부가 발표한 걸 보니까 한국지엠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 수가 3만이고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노동자 수를 다 합치면 15만 7000명이더라고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종사자의 45%가 영향을 받는다는 소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엠 본사 요구처럼 우리 정부가 대책 없이 지원만 해 줄 수는 없는 거고 노조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뭔가요?
◆ 김재홍> 저는 솔직히 정부가 군산공장을 또 한국지엠을 회생시킬 수 있게 해 준다면 고마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엠 자본 특성상 투자보다는 이렇게 정부에 계속 지원 요청만 하고 나중에 철수한다는 소리를 다시 할 수 있으니 철저하게 경영에 대하여 정부나 산업은행에서 모든 걸 파악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법적인 것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정부가 지원을 해 준다 한들 몇 년 지나면 또 이 소리 할 거다?
◆ 김재홍> 네.
◇ 김현정> 똑같은 일은 또 반복될 거다.
◆ 김재홍> 맞습니다.
◇ 김현정> 정부가 일단 경영을 철저하게 들여다봐야 된다, 개입해야 된다 이 말씀이세요.
◆ 김재홍>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매출 대비 제조원가라든가 고금리 이자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을 정부에서 법을 강화하든 해야 제2의 쌍용차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쌍용차도 마찬가지로 외국 자본이 들어와서 기술만 빼먹고 이전했지 않습니까? 여기 한국지엠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신규투자 계획을 어떻게 잘 들고 오느냐, 지금까지 잘못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지느냐 여부에 따라서 정부가 지원을 해 줘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김재홍>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정부에서 개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작정적인 지원보다는 반드시 경영에 대한 제도적 보완과 법적인 것을 마련한 다음에 지원을 해 줘야 된다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지금 국민들 여론은 사실은 좀 싸늘합니다. 이런 경험을 몇 번 했고 지원해줘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별 소용 없이 무너진 기업들도 많았고 결국은 다 국민들 혈세로 되는 거기 때문에 아예 지원해 주지 말자라는 여론도 많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재홍> 2002년도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당시에도 저희가 대우자동차 시절에 헐값 매각 논란을 충분히 일으켰습니다. 그 당시에 노동조합에서도 해외 매각을 반대하고 일정 부분 대우 자동차를 정상화시켜놓고 매각을 하더라도 해야 된다 그랬는데 지엠에 약 5500억인가요? 그 정도에 완전 헐값 매각을 했습니다. 나머지 돈에 대해서도 이자라든가 이런 부분을 상환을 연장해 준다든가 이렇게 했기 때문에 왔던 거고, 그 이후로 저희 노동자들도 임금 동결도 됐고 단체협약 유보도 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엠에서는 신규 투자를 하기보다는 정부 상대로 이렇게 돈을 빌려달라 뭐해 달라 이런 상황으로만 나왔기 때문에 솔직히 제일 억울한 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라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여론을 알지만 15만명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 김현정> 대우차 때부터 계셨어요, 우리 지회장님은?
◆ 김재홍> 네, 제가 96년도에 입사를 했습니다.
◇ 김현정> 대우차가 지엠에 헐값 매각되는 그 순간도 생생히 기억을 하시는 거군요.
◆ 김재홍> 당연하죠.
◇ 김현정> 지엠 사모펀드에 대우차가 넘어간다, 이쪽으로 팔리는 게 맞느냐, 그르냐 이런 얘기들...
◆ 김재홍> 그 당시는 전체 한국 경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저희가 호응을 못 받은 것도 있었지만 그 당시 정권에서도 너무 무리하게 해외매각 쪽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거기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되돌릴 수 있다면 되돌리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세요? 알겠습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특히 당정이 군산을 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 나온 뉴스인데요. 상황을 좀 지켜보겠고요. 군산 지역 분들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안 좋습니다. 힘내시고요.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재홍>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의 김재홍 지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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