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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지방선거 틈타 또 불거진 한전공대 유치전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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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순천 등지서 움직임…일부 출마자 선거공약

국무총리도 자제 당부…"지역이기주의 버려야"

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3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한전 관계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다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전남도지사, 강인규 나주시장, 신정훈 민주당 나주·화순 지역위원장, 조환익 한전 사장. 2017.1.23/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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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스1) 박영래 기자,박준배 기자,지정운 기자 =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광주·전남 일부 지역에서 한전공대 유치전이 또다시 불거져 시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역의 미래발전을 위한 성장동력인 만큼 지역이기주의를 버리고 상생발전이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한전공대 목포유치 시민위원회'는 지난 18일 오후 목포 평화광장에서 10만 목포시민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지난 2일 발족한 목포시민위원회는 대국민 호소문 발표에 이어 지난 10일에는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앞으로 한전공대 목포유치의 타당성을 알리는 호소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전남 동부권에서도 지역 균형발전을 앞세워 한전공대 유치 얘기가 나오고 있다.

주윤식 전남 순천시의회 부의장은 지난 13일 한전공대 순천 유치를 위한 가칭 '한전공대 순천유치시민위원회' 발족을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주 부의장은 "한전공대 설립은 광주·전남의 도시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문재인 정부의 획기적인 공약으로 교육도시인 순천으로 유치해야 한다"며 "설 이후 시민과 정치인, 시민단체 등의 참여를 통해 한전공대유치위를 구성해 지역사회 차원의 추진역량을 결집하자"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장성수 전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6·13지방선거 광산구청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전공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구정목표를 '청년 일자리 많이 만드는 광산구,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광산구'로 설정해 추진하겠다"며 한전공대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한전공대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큰 틀에서 한전과 정부 결정을 따르기로 합의한 사안이어서, 선거를 앞두고 등장하는 한전공대 유치전은 시기적으로나 주민설득 측면에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도의 제안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한전공대 설치를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한 이후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역발전의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설립 주체인 한전과 정부의 부지 결정에 따르기로 합의했었다.

이 때문에 당초 지자체 차원에서 유치전에 나섰던 광주시 남구나 광산구, 전남 일부 지자체 등은 한전공대 부지와 관련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지사 시절 한전공대 설립 필요성을 제안해 대통령 공약에 이어 정부과제로 이끌어냈던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대학 부지 선정을 놓고 불거진 지자체간 경쟁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광주를 방문했던 이 총리는 한전공대 부지를 둘러싼 지자체간 갈등에 대해 "지역의 지도자들이 좀 더 넓은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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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나주 본사.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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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한전공대가 잉태단계도 아닌 상태인데 벌써부터 내 동네로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한전과 정부의 결정에 무조건 따르겠다. 우리는 경쟁하지 않겠다고 하면 더 멋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었다.

한전공대 설립 주체인 한전도 지자체간 과열양상이 빚어지면서 부지와 관련한 공식 발언은 아직껏 단 한마디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상당기간 잠잠했던 한전공대 유치 얘기가 선거시즌과 맞물려 또다시 도지면서 이를 바라보는 지역민들은 우려와 함께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 오히려 부작용으로 나타난 지역이기주의, 소지역주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입지자들이 손쉽게 내뱉는 공약으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은 "내 논에 물부터 대려는 소아병적 행태를 버리고 보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슬기와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국전력은 국정운영과제인 한전공대 설립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글로벌 컨설팅 용역을 1월 초 발주한 데 이어 2월 말 제안서 평가를 통해 용역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전공대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경쟁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에너지 특화대학'을 지향하며 충청권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영남권의 포항공과대학(POSTECH)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대학 설립에는 5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yr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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