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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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가 세계적인 재보험사 스위스리 지분을 최대 30% 취득하는 동시에 이사회 의석 확보도 추진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수주 내로 월터 킬홀츠 스위스리 회장을 만나 지분 매입과 이사 선임 조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가 스위스리 지분 20~30%를 매입하는 동시에 복수의 이사 선임권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소프트뱅크가 스위스리 이사 선임 권한을 갖게 되면 스위스리가 1610억달러(약174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영하는 데 소프트뱅크의 의중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소프트뱅크가 스위스리 지분 매입을 추진 중이란 사실은 이달 초 공개됐다. 스위스리의 현 시가총액은 327억스위스프랑(약 38조원)으로, 만약 소프트뱅크가 약 30%의 지분을 취득한다면 프리미엄을 제외해도 98억1000만스위스프랑(약 11조원)에 해당한다. 스위스리 지분 인수 자금은 소프트뱅크 투자 펀드가 아니라 자체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IT(정보기술) 및 이동통신 업체를 모체로 한 소프트뱅크는 금융서비스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과 함께 930억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했고, 미국 사모펀드(PEF)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을 33억달러에 인수했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지분 매입 추진은 재보험업계가 수년간 수익성 저하를 겪어 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대규모 자연재해가 연달아 발생해 재보험사의 비용이 급증하고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진 시점이라는 게 투자를 결정한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동시에 스위스리 측에서도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IT 분야의 우군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IT 기업 주도로 보험을 판매하거나 보험상품을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같은 환경에서 스위스리가 받는 압박을 완화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여기에 우버, 위워크 등 세계적인 규모의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를 통해 스위스리가 더 많은 기업고객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FT는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매입하고 이사회에 참여할지라도 스위스리 자산운용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재보험은 극도로 안정적인 투자자를 추구해 대부분 유동자산과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 변경 여지가 크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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