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주식증여·장내매수…2세 대표 지분율 확대
지속 경영 의지 공고히…높은 시가배당률도 이득
편법 지분 증여 등 도덕성 해이 논란은 경계해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기업을 이어받은 2세 대표들은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며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경영권만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절차로 지분을 상속 또는 증여받은 뒤 대주주에 오르거나 장내 매수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면서 대주주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동시에 배당도 확대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편법 승계에 골몰하는 일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승계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가장 일반적인 절차는 창업주의 주식 증여다. 서연(007860)은 1972년 설립한 오랜 업력의 자동차 부품회사다. 현대·기아차에 내장·전장제품 등을 공급하는 자회사(서연이화(200880) 서연전자(012860) 서연탑메탈(019770)) 등을 거느렸다. 창업주(고 유희춘 명예회장)의 장남 유양석 회장이 2012년부터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유 회장의 지분율은 약 14년 전인 2004년초만 해도 5%대에 그쳤지만 2009년 유 명예회장으로부터 800만주를 증여받으며 지분율 28.57%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유 명예회장은 주식 증여 이후 잔여 지분에 대한 장내 매도와 장학재단 기부 등을 통해 지분을 줄였고 유 회장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꾸준히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대주주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유 회장의 지난해 7월 기준 지분율은 44.44%(약 1043만주)에 달한다.
파세코(037070)는 2000년 초만 해도 창업주 유병진 회장 지분율이 28.49%에 달했고 유일한 대표는 8.41%에 그쳤다. 2016년 들어 유 회장이 일부 주식을 증여하면서 유 대표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배관용 밸브를 만드는 화성밸브(039610)도 2008년 창업주 장병호 회장으로부터 70만주를 증여받은 아들 장원규 대표가 최대주주로 올랐다. 장 대표와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동생 장성필 대표까지 지분을 합치면 30%에 달한다.
대주주 지분이 많다는 점은 책임경영 여부를 떠나 투자 매력에도 긍정적 요인이다. 오랫동안 경영을 일군 경영인들의 주된 수입원은 배당이어서 배당성향이 높은 게 특징이다. 일반 주주들 입장에선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주가 재평가 가능성에 배당 이득까지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세 경영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기업 중 서연(007860) 와이지-원(019210) 이라이콤(041520) 창해에탄올(004650) 파세코 현대공업(170030) 화성밸브 등은 최근 3년 연속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우진비앤지는 2년 연속 주식을 배당했다.
백라이트유닛(BLU) 전자제품을 만드는 이라이콤은 김성익 대표가 지난해부터 부친을 대신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회사의 시가배당률은 2015년 3.81%, 2016년 4.20%에서 지난해에는 8.0%에 달했다. 파세코(3.40%)나 창해에탄올(2.50%) 등도 지난해 시가배당률이 1.5% 정도인 코스닥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