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약품社 우진비앤지, 대규모 투자로 백신사업 추진
대호피앤씨, 자구노력으로 재무구조 개선…주주친화 노력
사업 부진·지분 매도 불확실성도 상존…“꾸준히 소통해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1. ‘은하철도 999’ ‘달려라 하니’ ‘영심이’ 등 40~50대들에게 어린시절 향수를 불러오게 하는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들이다. 창작 애니메이션 활성화를 이끈 대원미디어의 대표작들로, 최근 이 회사가 새로운 문화콘텐츠 사업에 나서 눈길을 끈다. 신사업에 시동을 건건 정동훈 사장이 지난해 아버지인 정욱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에 오르면서부터다.
2. ‘350억원과 278억원’. 동물용 의약품 전문기업 우진비앤지가 동물백신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들인 금액과 연간 매출액 규모(2016년 기준)다. 공장 한 곳의 투자금액이 한 해 매출을 웃돈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2세 경영인 강재구 대표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오랜 역사에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어 고심해온 중소형 상장사들이 최근 부진을 털고 신사업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2세 경영 시대를 열며 과감해진 모습이다. 단순히 기존 사업을 이어가기보다는 시대에 맞는 사업 변화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 2세 경영인 과감한 판단…기업가치↑
우진비앤지는 2세 경영 이후 신시장 개척과 함께 과감한 투자에 나선 대표적 회사다. 강 대표 부친인 강석진 회장이 1980년대 설립한 우진비앤지는 동물 호흡기치료제와 성장촉진용 사료 첨가제를 만들어왔다. 회사가 과감한 결단에 나선 건 2014년 강재구 대표가 취임하면서다. 강 대표는 “약품업계 경쟁 심화로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해외시장 조사 결과 기존 항생제나 치료제보다는 백신제품에 대한 니즈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백신사업이 지속적인 먹거리 수단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진비앤지는 지난해 10월 동물백신 제조업허가(kvGMP 인증)를 받고 돼지 유행성 설사병 바이러스(PED-M) 백신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1977년 설립한 대원미디어(048910)의 2세 경영인 정동훈 대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경영에 참여해왔다. 다만 대원미디어가 큰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그가 각자 대표에 오르면서다. 정 대표는 “이제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 맞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할 때”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제작 능력뿐 아니라 회사가 가진 풍부한 지적재산권(IP) 활용 가능성에도 주목한 것이다. 그는 마케팅을 담당하던 부사장 시절부터 다양한 캐릭터숍을 열고 창작 애니메이션 ‘곤’으로 중국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모색했다. 정 대표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트랜드를 감안한 문화 창조에 콘텐츠를 활용할 계획”이라며 “지난 40여년간 국내 콘텐츠 제작과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객관적 시각으로 재무개선…시장도 주목
2세 경영인들이 신사업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봐오던 회사의 경쟁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장점을 발휘하기도 한다. 대호피앤씨(021040)는 2세 경영인 정경태 대표 체제에서 강도 높은 자구노력으로 재무 개선을 이끈 사례다. 1988년 설립 후 철강 선재를 가공해 부품사에 공급하던 이 회사는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다른 철강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 대표는 2013년 취임 후 이듬해 적자에 허덕이던 강관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그는 “대형사들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도 하지만 중소형사로서는 쉽지 않았다”며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속내를 내비쳤다. 대신 대형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고유 네트워크와 기술력을 공고히 하는데 치중했다. 정 대표는 “대형사는 단위가 큰 물량을 맡지만 우린 고객 접점에서 그들이 원하는 부분을 맞출 수가 있었다”고 술회했다.
한때 40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118%까지 낮아졌고 매출도 성장세를 시현했다. 이제는 오랫동안 기업을 지지해준 주주에게 보답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정 대표는 “상반기 중 배당가액을 산출할 수 있을 만큼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주 배당 등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물론 모든 2세 경영이 선순환으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급작스러운 지분 매각 등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안정적인 2세 경영 기반은 꾸준한 실적 개선과 시장 신뢰 제고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코스닥 상장사 2세 경영인은 “기업뿐 아니라 고객과 주주까지 포함한 3요소간 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며 “회사를 믿는 고객과 주주를 대상으로 소통해 나가면서 안정적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지속성장의 정도”라고 강조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