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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일자리가 희망이다]투자→성장→고용 창출로 年 1100명 채용..'고용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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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우수기업- ⑥SK하이닉스

반도체는 성숙 넘어 '성장 산업'

하루 400개 통근버스 노선 운행

올해도 최대 투자..'넘버원' 박차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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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 7일 방문한 SK하이닉스(000660) 이천 본사.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14 공장 옆에선 연구개발센터를 건설하기 위한 터닦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상 15층· 지하 5층에 연면적 약 9만㎡(제곱미터) 규모로 지어지는 연구개발센터는 이천에 분산돼 있는 미래기술연구원과 낸드 개발 인력을 한 곳에 모으는 ‘R&D(연구·개발) 허브’. 하지만 매년 개발 인력이 늘어나면서 생긴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도 깔려있다.

고용이 늘어나면서 이천 본사 곳곳은 날마다 ‘공사판’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입사 이래로 단 하루도 공사를 쉰 적이 없던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로 남자 기숙사인 ‘행복1마을’은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1개동씩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여자 기숙사 ‘행복2마을’은 기존 기숙사를 아예 허물고 2015년말 새로 지은 건물이다. 1000명 이상 동시 수용 가능한 식당도 1개 더 늘리면서 이천 본사에만 6개의 사내 식당이 가동 중이다.

SK하이닉스의 임직원 수는 2만8600여 명. 해외에서 근무하는 5400여 명을 제외하면 국내 직원은 2만3200여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만7000여 명이 근무하는 이천 본사는 매일 아침이면 서울 각지와 수도권에서 모여드는 출근 인파로 북적거린다. 강북과 강남, 경기도 일대에서 이천으로 향하는 통근버스 노선은 100편 이상.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캠퍼스를 합쳐 하루 400개가 넘는 통근버스 노선을 운행한다. 임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통근버스 노선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고용 늘리는 이유?..“성장 산업이니까!”

SK하이닉스 사업장들은 요새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1100명이 넘는 대졸 신입사원이 1월 2일자로 한꺼번에 입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400여명의 대졸 신입사원이 들어온데 이어, 2년째 1000명 이상의 대졸 신입사원이 SK하이닉스 로고가 새겨진 ‘회사 뱃지’를 새로 달았다. 올초 SK그룹이 전 계열사의 상반기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에 참가한 총인원은 약 1600명. 이 가운데 약 70%가 SK하이닉스 새내기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대졸 신입사원만 1100명 이상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김형수 SK하이닉스 채용담당 상무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지난해 수준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채용 규모를 최소 전년 수준만 유지해도 SK하이닉스는 최근 3년간 연 평균 1200명 가량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게 된다. 취업에 목마른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기업이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모습은 기업의 성장이 고용 창출로 선순환되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모범답안지’와 같다. ‘투자 확대 →기업 성장→일자리 창출’의 고리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만들어낸 ‘반짝 특수’로 볼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여전히 반도체산업이 고용 창출 여력이 큰 ‘성장 산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산업은 성숙 산업이지만, 성장산업이기도 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점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지만, 더 성장·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얘기다. 업체들은 반도체 회로 선폭을 더 가늘게 하는 미세 공정기술, 한계에 다다른 평면 메모리를 극복하기 위한 3차원(3D) 적층 기술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그래핀’과 같은 새로운 소재의 반도체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매년 1000명 이상의 젊은 피를 수혈하는 것도 결국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더 성장하려는 일종의 ‘몸부림’이다.

◇올해도 1천명 이상 채용..‘더 뽑고 싶은데’

SK하이닉스의 ‘고용 고리’는 올해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0조3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올해는 투자 규모를 더 늘려 잡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드러난 투자 계획을 보면 충북 청주에 연말까지 2조2000억원을 들여 최첨단 낸드 공장을 짓고, 중국 우시에는 9500억원을 투자해 D램 공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공장 증설에 따라 증가하는 후공정 물량 대응을 위해 내년까지 중국 충칭 후공정 공장의 생산능력도 확충하게 된다. 김형수 상무는 “공장이 신설되거나 증설되면 새로 투입되는 장비 하나 하나에 사람이 추가로 달라붙어 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시설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인력 수요는 더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생산라인 확대를 위한 투자뿐 아니라, 공격적인 R&D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R&D 분야에 2조967억원을 투자했다. 매출액에 견주면 12.2%에 달하는 액수다. 기술집약적인 산업인 메모리반도체 주도권을 지켜나가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다만, 우수한 기술인력 확보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반도체산업은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최근에는 뛰어난 이공계 인력 상당수가 의대에 지원하거나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로 진출해 인력 부족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반도체 전공 교수와 학생 수는 수 년째 감소세다.

회사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최고의 실력과 열정이 가득한 인재들이 모여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내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그룹”이라면서 “앞으로도 과감한 R&D 투자와 우수 인재 유치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서 위상을 더욱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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