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사우스 햄튼에서 태어난 타일러,캐머론 윙클보스(36) 형제는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자랐다. 아버지 하워드 에드워드 윙클보스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 교수(보험통계업)로 재직했는데, 그 덕분에 윙클보드 형제는 비교적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2000년에 하버드 대학교에 동시에 입학했고 2004년 경제학 학사 학위를 땄다.
이들은 하버드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4년 5월, 하버드대 커뮤니티 사이트 '커넥트유(ConnectU)'를 만들었다. 커넥트유는 마크 저커버그와의 소송에 빌미를 제공한 서비스로 윙클보스 형제는 마크 저커버그가 커넥트유 아이디어를 훔쳐 주식과 현금 6500만달러(701억3500만원)를 벌었다며 2008년 소송을 제기했다.
윙클보스 형제의 주장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기본 개념은 커넥트유와 거의 동일하다. 커넥트유는 사용자끼리 친구로 추가할 수 있고,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또 자신의 프로필을 업데이트했다는 소식을 친구에게 알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친구 추천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페이스북과 운영 모델이 유사한 셈이다.
마크 저커버그는 2011년 윙클보스 형제에게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변호사 비용을 포함해 4500만달러(485억5500만원)를 합의금으로 지급했다. 당시 윙클보스 형제의 변호사는 마크 저커버그에게 합의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윙클보스 형제는 페이스북 주식으로 합의금을 받았다. 이후 페이스북 주식을 받기로 한 이들의 선택은 신의 한 수로 작용한다. 페이스북이 2012년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주식 가치가 3억달러(3237억원)로 뛰어오른 것이다.
현금을 손에 쥐게 된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렸다. 이들은 2012년 말 비트코인 구매를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미국 실리콘밸리나 월가에서 가상화폐에 관심을 표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당시 1비트코인 가격은 10달러(1만790원) 이하에 거래됐다. 이 무렵 윙클보스 형제는 당시 유통되던 비트코인의 1%에 해당하는 12만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윙클보스 형제는 "약 1100만달러(118억6900만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2013년 4월 공개했다. 당시 1비트코인은 120달러(12만95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가상통화 가치가 80% 가까이 하락하면서 이들은 위기를 맞는다. 그런데도 윙클보스 형제는 이더리움과 같은 다른 가상화폐 구매에 열을 올렸다. 결국, 2017년 초 1000달러(107만9000원)였던 비트코인은 그해 연말까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고 2017년 12월 4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이 1만1826.76달러(1276만1074원)로 뛰어오르면서 윙클보스 형제는 사상 최초의 비트코인 억만장자가 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윙클보스 형제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3억달러(1조4027억원)다. 이외에도 윙클보스 형제는 이더리움 등 여타 가상화폐 3억5000만달러(3776억5000만원) 어치를 갖고 있다.
이들은 가상화폐 거래소, 가상화폐 관련 상품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윙클보스 형제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를 2015년 10월 열었다. 포브스는 지난 7일 "제미니는 코인베이스와 함께 미국 사람이 가상화폐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몇 안 되는 거래소 중 하나다"라며 "제미니는 매일 3억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이어 "윙클보스 형제가 지금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보다 장기적으로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윙클보스 형제는 온라인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인스턴트(Bitinstant)에 투자했다. 그러나 찰리 슈렘 비트인스턴트 CEO가 비트코인으로 마약을 거래하는 고객을 도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비트인스턴트는 2013년 폐쇄됐다.
막대한 부를 가진 억만장자지만, 윙클보스 형제는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 타임스지는 "둘 다 맨해튼 도심에 아파트를 갖고 있으나 이외에는 거의 사치를 하지 않는다"며 "동생 캐머런 윙클보스는 오래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형 타일러 윙클보스는 차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이를 두고 "지출보다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캐머런 윙클보스는 CNBC에 출연해 "장기적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불리기 위해 기꺼이 인내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캐머런 윙클보스는 7일 미국 밀켄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지금의 40배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7일 기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350억달러(145조6650억원)라는 것을 고려하면,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5조달러(5395조원) 이상이 되리라 전망한 셈이다.
캐머런 윙클보스는 "비트코인은 고립돼 있다"며 "비트코인이 금을 붕괴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을 금으로 만든 것은 희소성(Scarcity)이다"라며 "비트코인은 공급이 제한돼 있어 금보다 희소성이 높으며 휴대성(portable), 대체성(fungible), 내구성(durable)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IT조선 정미하 기자 viv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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