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상반기 중 'LTE 스마트 드론 관제시스템' 사업화에 나선 후 3년 이내에 공공기관,산업용 드론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가 비가시권,야간 비행을 할 수 있는 '특별 승인'을 내주지 않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통 업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 사례처럼 특별 승인제가 국토부의 자의적 해석이 들어갈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보완을 요구하면 그때부터 다시 90일 기한이 시작되는 구조인데 이대로라면 언제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승인 절차만 남겨뒀는데…국토부 '감감무소식'
국토부는 2017년 11월 10일부터 안전기준을 충족할 경우 야간 시간대 비행과 육안 거리 밖 장거리 비행을 허가하는 드론 특별 승인제를 시행했다. 국토부에서 신청서를 접수받고 접수일로부터 90일 내 적합성을 검사한 후 승인서를 발급하는 구조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11월 21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드론 관제시스템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최주식 LG유플러스 FC부문장은 "사업에 앞서 국토부의 드론 특별 승인 절차만을 남겨뒀다"고 말했다.
권용훈 LG유플러스 FC부문 드론팀장도 "드론 기술을 실제 적용했을 때 변수를 파악하기 위한 실증도 여러 번 거쳤다"며 "관제시스템은 이미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기자 간담회 날짜를 기준으로 LG유플러스가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지 90일이나 지났지만 국토부 심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승인을 받지 못하면 상반기 중 계획한 드론 사업을 추진할 방법 자체가 없다.
접수와 승인을 담당하는 국토부 첨단항공과 측은 절차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의 신청서에 보완할 부분이 있어 승인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도 했다.
첨단항공과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제출한 신청서에서 보완할 점에 대해 추가로 서류를 요청했다"며 "제도가 최근 시행됐고, 승인 사례가 많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국토부로부터 안전기준 검사 업무를 위탁받은 항공안전기술원은 최종 승인 결정 주체가 국토부임을 강조했다.
항공안전기술원 무인항공연구실 한 관계자는 "현장에 대기 중인 승인 심사 건이 60건쯤에 달함에도 안전검사 업무는 중요도 구분 없이 균등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검사를 전담하는 곳은 항공안전기술원이지만 결과를 전달받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국토부다"라고 설명했다.
◆ "드론 특별 승인제, 국토부 자의적 해석 여지 커"
국토부는 1월 13일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투입된 드론을 특별 승인 1호기라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국가적 행사에 쓰일 드론은 비교적 빠르게 승인한 반면 일부 기업에는 까다로운 절차를 강요하는 등 이중잣대가 적용됐다는 피해의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당장 사업을 추진해야할 상황에 (국토부가)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드론 특별 승인제의 안전 기준 및 승인 절차가 구체적이지 않아 국토부의 자의적 해석과 판단이 가능하도록 규정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규제를 개선하고 드론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특별 승인제가 육성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다.
국토부가 2017년 11월 10일 고시한 '무인비행장치 특별비행을 위한 안전기준 및 승인절차에 관한 기준' 중 제4조 안전기준에는 '이,착륙장 및 비행경로에 있는 장애물이 비행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함', '비가시비행 시 조종자와 관찰자 사이에 무인비행장치의 원활한 조작이 가능할 수 있도록 통신이 가능해야 함'이라는 항목이 있다. 또 제5조(안전기준 검사) 2항에는 특별비행의 목적, 비행범위, 난이도 등에 따라 안전기준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드론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드론 특별 승인제 안전 기준은 검사 항목별 점수를 매기는 등 판단 기준을 객관화하기보다는 두루뭉술한 표현이 많다"며 "국토부의 주관적 해석이 들어갈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IT조선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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