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마무리와 북핵문제 해결 위한 '북미대화' 성사 주력
한일관계 정상화와 개헌·지방선거·일자리 등 과제 산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 앞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18.2.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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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나흘간의 설 연휴 정국구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집권 2년차 국정운영에 돌입한다.
문 대통령 앞에는 당장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마무리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물꼬가 터진 남북대화 분위기를 북미대화로 이어가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여기에 청년일자리 창출 등 국민 체감을 위한 경제문제 해결, 개헌, 6월 지방선거 등 녹록하지 않은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남북대화 분위기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특사 자격으로 보내 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여건 조성'이라는 단서를 붙여 북한의 초청장을 받아든 상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여건 조성'이라는 단서를 붙인 것처럼 남북정상회담 성사까진 넘어야 할 산들이 작지 않다.
성과 있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선 미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의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북핵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쉽사리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 데다 일본의 반대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진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최대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북미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중재 외교'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북대화의 진전으로 한미 균열 가능성을 거론하는 미국내 우려를 불식시키고 긴밀한 한미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특사의 방남으로 북한의 의중을 어느 정도 파악해 남북관계는 진전을 이뤘지만,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두 바퀴인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균형을 이뤄야만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MPC)에서 내외신 취재진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밝힌 데 이어 청와대가 이를 속도조절이 아닌 '시기상조론'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오는 4월께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경우 '기적처럼 찾아온 대화의 기회'가 어그러질 수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 재개 여부와 그 규모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할 가능성도 있어 한미간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가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평창올림픽 폐막식 이전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질지 주목된다.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정상들이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 아래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캐런 펜스 여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총리,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201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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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북미 대화 성사를 위해 북한을 설득하고자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파견하거나 제3국에서 남북간 접촉을 갖도록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도 문 대통령의 과제 중 하나다.
특히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와 엮여 있는 만큼 이 또한 고차방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회식 당일 개최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와 북한 문제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현재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와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분리하는 투트랙 대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관계가 주요 키워드가 될 3·1절 기념사에 어떤 메시지를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개헌도 문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고, 현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국민헌법자문특위를 구성해 대통령 개헌안 마련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특위는 여론수렴과 조문을 거쳐 내달 13일까지 대통령 개헌안을 자문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고 있어 문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일단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여야간 이견이 있는 만큼 자치분권 및 국민 기본권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개헌을 한 뒤 권력구조 개편을 하는 '2단계 개헌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청와대 내에선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권력구조 개편안이 대통령 개헌안에 담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가 될 오는 6월 지방선거도 문 대통령이 신경써야 할 사안이다. 선거법상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직접 관여할 수 없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성적표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터다.
문 대통령은 또 집권 2년차의 핵심 국정운영 키워드로 제시했던 '국민체감'을 위해 청년 일자리 마련과 혁신성장 강화,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한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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