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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긴급진단 전세]②강북권도 '양극화'…전세 뜨니 '갭투자' 다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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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음뉴타운 전세가율 80%↑…갭투자 문의 활발

도심과 상대적으로 먼 도봉·노원구 등 지역은 하락세 지속

[편집자주] 올해 부동산 시장의 화두는 ‘양극화’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똑똑한 한 채’가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서울 강남3구를 비롯해 일부 지역 집값은 연초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전세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인기 지역의 전셋값은 오르고 있는 반면 비인기 지역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올해 ‘역대급’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전세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1>은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집값보다 서민생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세시장을 집중점검해 봤다.

뉴스1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전경©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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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원래 매물이 많은 시기인데 올해는 유독 (전세 매물이)없네요. 나오면 바로바로 계약이 되고 그러면서 가격도 큰 폭은 아니지만 계속 오르고 있어요. 전세가격이 오르다보니 (세입자들이)차라리 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도 고민합니다"(서울 성북구 길음동 A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 강북권의 전세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성동·서대문구는 연초부터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반면 도봉·노원구는 약보합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춤했던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적은 돈으로도 투자에 나설 수 있어서다.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덜한 탓이다.

◇ '강북 전세1번지' 성북구, 전세가율 80% 이상 '유일'

19일 성북구 길음뉴타운 일대 공인중개업소 말을 종합하면 현재 전세 매물을 찾기 힘들다. 세입자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층이나 동향 등의 매물은 쉽게 찾을 수 있으나 중층이상 남향 매물은 나오는 즉시 계약돼 사라지고 있다.

길음뉴타운은 '강북 전세1번지'로 불린다. 광화문, 시청 등 도심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편리해 전세 수요가 늘 넘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전세가율도 높다.

길음뉴타운 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6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의 전세가격은 5억2000만원 정도다. 전세가율이 약 83%에 이르고 있다. 뉴타운 내 다른 단지 역시 80% 이상의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 성북구는 서울에서 평균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유일한 지역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성북구의 전세가율은 80.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중랑구(79.1%), 구로구(78%), 동대문구(77.7%), 중구(77.5%) 등이다. 모두 업무지구와 가까운 지역이다. 같은 달 서울의 평균 전세가율이 2015년 6월(69.6%) 이후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진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길음동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성북구 그중에서도 길음뉴타운은 강북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이라며 "광화문이나 시청 인근에서 일하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수요에 전세가격도 꾸준히 상승세다. 지난해 초 4억7000만원이던 길음뉴타운 9단지 래미안의 전용 84㎡는 지난달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동안 5000만원이 상승한 셈이다.

뉴스1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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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가격 '양극화'…도심 접근성 우수한 성북·서대문 ↑ 도봉·노원구 ↓

전세가격 상승에 갭투자 문의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신DTI(총부채상환비율) 시행으로 대출 한도가 줄자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길음동의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세 차익만 노리는 순수 갭투자자도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집 한 채를 마련하자는 실수요자들이 많다"며 "대출 한도는 줄고 집값은 뛰자 갭투자가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는 다만 앞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갭투자 역시 예전처럼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다 서울 인근 신도시의 입주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강북권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심 업무지구와 가까워 수요가 높은 성북구 등의 전세가격은 적은 폭이나마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곳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도봉구는 올 들어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며 2월2주(12일 기준)까지 0.3% 하락했다. 한때 갭투자 열풍이 불었던 노원구 역시 최근 약세를 보이며 올 들어 전세가격이 0.08% 떨어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올해 서울을 비롯해 인근 신도시 입주물량도 상당해 서울 전세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갭투자는 투자자보다 실수요자들이 더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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