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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군산·선거·노조'…GM이 건드린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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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의 금융토크]]

머니투데이

14일 오전 전북 군산시 한국지엠 군산공장 동문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군산공장 폐쇄 저지를 위한 전 직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미 지난 8일 생산라인 가동이 중지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경영난을 이유로 5월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2000여 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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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조만간 나머지 공장도 존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GM 입장에 정부 관계자는 ‘자살 협박’이라고 표현했다. 사업에 실패해놓고 이렇게 ‘거창하게 떠들면서’ 철수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국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GM의 철수설에는 3가지의 키워드가 등장한다.

군산. 박근혜 정부 당시 구조조정의 핵심은 조선업이었다. 조선소가 밀집해 있는 경남벨트의 경제기반이 흔들렸다. 다음 차례는 호남벨트가 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전북 군산에 거점을 둔 현대중공업, 한국GM과 광주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때문이다. 호남은 민주당, 민주평화당의 지역기반이고 군산은 새 정부 구조조정의 상징이 될 지역이다.

선거.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GM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비토권을 상실한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당시 GM 경영진은 철수설을 부인하거나 답을 피해갔다. 그러다 이달 들어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조만간 나머지 공장들의 앞날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 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가장 요동친다는 명절(설) 직전이었다.

노조.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한국GM은 강성노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노조 친화적인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 좋은 소재다. 자유한국당은 ‘강성노조와 손잡은 좌파정권의 문제’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GM은 이렇게 현 정부의 가장 아플 만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GM은 이미 한국 정부와 협상을 위해 국내 굴지의 법무법인으로 최정예팀을 꾸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신들에 가장 타격이 적은 군산공장을 지렛대로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을 전략적으로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은 냉정해져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서 철수하면 GM도 상처를 입는다. 한국 시장을 사실상 포기해야 하고 한국 공장들이 담당하고 있는 GM의 글로벌 생산량에도 당장 차질이 불가피하다. 군산공장 철수 비용이 4000억원이면 주력 공장인 부평·창원공장을 접는데 드는 비용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30만명(정부는 15만명 추산)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지만 GM과 협상에서 지켜야 할 원칙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엄청난 후폭풍을 겪었지만 정부가 한진해운을 청산시키면서 지킨 것은 대주주(한진그룹)에 대한 책임 추궁과 자구노력이 우선이란 구조조정의 원칙이었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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