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미국 자회사 웨이브 미디어가 운영 중인 음악 플랫폼 '웨이브'./ 사진=웨이브 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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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북미 공략을 위해 세운 현지 법인 웨이브미디어에 535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웨이브미디어는 기존 기업들의 콘텐츠 확장 전략과 달리 철저히 현지 콘텐츠로 승부하는 음악 사업 전문회사. 음악 사업에 대한 기반 없이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소니뮤직 등과 배급계약을 이끌어내는 등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네이버의 새로운 모험, ‘웨이브미디어’ 본격 시동=웨이브 미디어는 네이버가 ‘꿈의 시장’으로 꼽은 미국 공략을 위해 2016년 6월 로스앤젤레스에 세운 100% 자회사다.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과 힙합 부문의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 앨범을 내고 매니지먼트 사업까지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아티스트 발굴팀을 꾸리고 음악 동영상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아티스트들의 라이브를 생중계하는 등 팬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인 창작자 발굴과 자체 플랫폼을 통한 성장이라는 점에서 과거 네이버웹툰 서비스의 성공 방정식과 닮아 있다.
웨이브 미디어는 미국 콘텐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지니 한 라인USA 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 대표는 파라마운트픽처스에 10년간 활동한 인물. 유니버설 뮤직 자회사 어반 뮤직에서 부사장을 역임한 질 트쇼글(Jill Tschogl) 등 현지 전문가들도 합류, 신인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에 뛰어든 지 1년여 만에 결과물이 하나둘 나오면서 네이버는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웨이브 미디어에서 발굴한 아티스트 A1이 첫 싱글 음반 ‘올웨이즈’를 발매하고 소니뮤직, 오처드 등 굵직한 레이블사와 배급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웨이브 미디어가 발굴해 활동 중인 아티스트는 총 70여명. 미고, 덕워스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수백 건에 달한다.
◇라인 이은 ‘문화화’ 전략, 美서도 통할까=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는 인터넷 기업 뿐만 아니라 음악 업계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K팝이나 K툰처럼 경쟁력 있는 국내 콘텐츠를 가지고 사업을 벌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웨이브미디어 설립은 ‘문화화’(culturalization)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미국, 일본 동시 상장 당시 신중호 라인 CGO(최고글로벌책임자)는 라인의 성공 비결로 문화화를 꼽은 바 있다. 문화화란 서비스의 기준을 현지 문화에 맞춘 것으로 현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사업전략이다.
예컨대 라인의 경우 일본에서 라인바이트, 스티커, 라인망가 등의 서비스로 본격적인 성장가도에 올랐는데, 이는 아르바이트 문화가 매우 발달하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일본 현지 맞춤형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웨이브 미디어가 EDM과 랩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미국은 EDM과 랩의 본고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당 장르가 활성화 돼있다.
음악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데뷔 기회를 잡는 것 자체가 힘들고 신인의 경우 앨범을 내고도 반응이 오는 데 1년 이상이 걸린다”며 “유튜브 문화가 더 발달한 이유기도 한데 이 같은 부분을 네이버가 잘 공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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