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문 자산운용사인 '글로벌 엑스(Global X)'를 인수하게 됐다.
미래에셋은 19일 "글로벌 엑스를 5억달러(약 5400억원) 수준에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 금융사가 미국 자산운용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F는 특정 주가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얻도록 설계된 펀드 상품으로, 증시에도 상장돼 있는 게 특징이다.
글로벌 엑스는 2008년 설립됐으며 운용 ETF 자산 규모가 지난달 말 현재 102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래에셋이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글로벌 ETF 자산은 200억 달러(약 21조원)에서 300억 달러(약 32조원)로 불어나게 된다. 전 세계 319개 ETF 운용사 중 18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엑스 인수를 계기로 전 세계 ETF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공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엑스는 '평범한 ETF를 넘어서'란 구호를 내세우며 혁신적인 ETF를 운용해 이미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엑스가 로봇, 인공지능 특화 지수를 따라가며 운용하는 'BOTZ ETF'의 작년 수익률은 58%를 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엑스가 운용하는 52개 ETF는 4조원 넘게 불어났다.
박현주〈사진〉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 두 달여간 미국 현지에 머무르면서 글로벌 엑스를 인수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글로벌 엑스는 15년 전의 미래에셋과 같이 경쟁력 있는 회사라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2006년 국내에 '타이거(TIGER) ETF'를 내놓으며 ETF 시장에 진출한 뒤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렸다. 2011년 캐나다의 ETF 운용사 호라이즌과 호주의 베타셰어즈를 인수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홍콩, 콜롬비아, 미국 등 6개국에서 237개 ETF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기반을 쌓은 글로벌 엑스의 ETF 상품들이 기존 미래에셋의 ETF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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