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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사설] 雪上 불모지대에서 금메달 따낸 윤성빈의 집념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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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 선수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로 등극했다. 윤 선수는 16일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역대 올림픽 통틀어 2위와 가장 큰 격차를 벌리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 경기를 중계한 미국 NBC가 '충격적 업적' '세기의 퍼포먼스' '스켈레톤의 전설'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극찬을 거듭했을 정도로 윤 선수는 압도적이었다.

윤 선수의 금메달은 한국이 1948년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시작한 후 빙상이 아닌 설상 종목에서 따낸 첫 번째 메달이다. 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등 썰매 종목에서 아시아 국가가 처음으로 획득한 올림픽 금메달이기도 하다. 피겨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골프의 박세리 선수 등이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지평을 여는 승리다.

그는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금메달의 꿈을 키워야 했다.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한 뒤 처음에는 바퀴가 달린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훈련을 해야 했다. 천부적인 신체 조건과 강철 멘탈로 4년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해 2016년 2월에는 마침내 월드컵 첫 금메달을 따냈다. 올 시즌 들어서는 7번 치른 월드컵 경기에서 금메달 5개를 수확했지만 여전히 국민적인 관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제 윤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단숨에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썰매 변방'이던 한국이 이제 썰매 강국으로서 그 위상을 떨치게 될 것이란 기대도 그만큼 크다. 세계에서 16개밖에 없는 썰매 종목 공식 경기장을 갖춘 데다 '김연아 키즈' '박세리 키즈' 처럼 '윤성빈 키즈'가 자라날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비인기 종목일 때부터 스켈레톤 유망주의 꿈을 지원해온 LG전자, CJ제일제당 등 기업들의 후원도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아 있다.

새롭고 무관심한 세계에 대한 도전은 항상 고독하고 힘겹다. 그러나 그 도전이 힘들수록 결실은 아름답고 빛난다. 세계 랭킹 1위 캐나다에 이어 2위 스위스, 4위 영국을 차례로 꺾은 여자컬링 대표팀도 윤 선수의 금빛 질주를 보면서 "긍정적인 힘을 받았다"고 했다. 윤성빈 선수의 집념과 스켈레톤 황제 등극이 동계올림픽 경기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긍정적인 에너지와 도전정신을 확산시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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