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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가계대출 꽉 막힌 은행들…올해 중기대출 시장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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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억제 정책으로 가계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은행들이 올해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특히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KB국민은행은 중기대출 전통 강자인 IBK기업은행보다 올해 중기대출에서 높은 목표를 설정해 이 시장을 둘러싼 은행권의 혈투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중기대출 목표를 공급 45조원, 순증 8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으로 많은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1%대 금리의 중기대출 상품을 선보이는 등 중기대출 영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이달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소상공인과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기준금리만 적용하는 1조원 규모의 초저금리(1일 기준 KORIBOR 1년물 1.96%)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자금조달비용으로 원가에 해당하는 기준금리만 반영하고 인건비 등 업무원가는 반영하지 않아 은행 입장에선 손실이지만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해 내놨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이 중기대출을 강화하면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1월 77.5%였던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비중은 올해 1월 77.8%, 6월 77.9%, 12월 기준 78.2%로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중기대출 목표를 순증 9조원 규모로 설정했다. 전체 대출 중 중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기업은행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 1조8413억원을 기록해 신한은행(1조6959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높은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꽉 막힌 가계대출 대신 중기대출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야 한다.

중기대출은 중소기업과 벤처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조하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과도 궤를 같이 하는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대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 보조 맞추기 차원에서도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올해 중기 대출 영업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은 은행 성장의 기본이라 규모를 늘려가야 하지만 정부 규제 강화로 올해는 성장이 쉽지 않다"며 "은행들이 중기대출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우량 중소기업을 놓고 뺏고 빼앗기는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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