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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김동환의 일요세상] 올라서고 걸터앉는데도…'안전 당부' 안내 없는 올림픽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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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처음부터 그렇게 할 거라 생각해서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윗줄’에 앉다가 뒤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다치지 않겠냐는 말에 “그런 걸 생각하면 (안내문을) 다 붙여놔야 하잖아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SNS 모니터링도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 대표 관광지 경포해변에 있는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을 두고 지난 9일 시 관계자와 질의에서 나온 이야기다. 조형물 높이는 3m 조금 넘고 폭은 6~7m 정도로 보였다. 올림픽 유치를 기념, 시의 기획안이 조직위를 거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을 받아 수년 전 세워졌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조형물은 관광객 안전이나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 없이 모래사장에 덩그러니 있다. 바닥이 모래인 탓에 떨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한 탓인지 일부 관광객은 오륜기 윗줄에 어중간한 자세로 서거나 앉은 채 카메라를 쳐다봤다. 이 중에는 외국인도 섞였다.

윗줄에 올라가 사진 찍었던 어느 일행은 “이렇게 올라가서 사진 찍어도 되는 거예요?”라는 기자 질문에 “안내문도 없는데 뭐 어떠냐”며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한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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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해변의 오륜기 조형물.


오륜기 조형물은 KTX 강릉역 광장에도 있다.

10일 오후, 강릉역 광장을 찾아 1시간 동안 살펴본 결과 조형물에 올라가는 관광객은 볼 수 없었다.

같은 날 정오 무렵, 경포해변을 찾았을 때 전날처럼 같은 행동한 관광객을 여러 명 발견한 것과 비교하면 다른 분위기다. 가족 단위와 연인, 친구 등 관광객 구성에도 해변과 큰 차이는 없었다.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문은 여기서도 보이지 않는다.

부산에서 왔다는 박모(56)씨 일행은 “조형물 윗줄에 올라가 사진 찍는 사람을 보면 어떨 것 같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게 하는 사람이 정말 있느냐”고 황당해했다.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당국 설명을 언급했더니 헛웃음만 지었다. 조형물 옆에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 동상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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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강릉역 광장의 오륜기 조형물.


시에 따르면 관광객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문은 해변 조형물 옆에 있었다.

강릉역 광장처럼 수호랑, 반다비 동상이 함께 있었을 때다.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로 된 동상이 관광객들 때문에 파손되고 안전에 위협이 될까 봐 ‘올라서지 마시오’라는 안내문이 조형물 옆에 있었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하지만 동상이 경포호 인근 잔디밭으로 옮겨지면서 관광객 안전을 당부하는 안내문도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인다.

강릉=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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