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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3조 간편식'에 시장 잠식 당한 '2조 라면'…신제품 쏟아내도 '히트작'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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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시장 1조9900억…3년만에 하락세 전환
2조원대 역·저성장 탈출에 전력 집중…올해도 신제품 박빙
HMR과의 치열한 경쟁 불가피…'컵밥' 뛰어넘을 '히트작'

아시아경제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위키백과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라면이 간편식에 제대로 데였다. 신제품을 쏟아냈지만 히트작이 없는데다 가정간편식(HMR)에 밀려 라면시장은 3년만에 하락세로 전환돼 2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11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주요 4개사(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의 매출을 합한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전년(2조400억원)보다 2.5% 감소한 1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1조8500억원이었던 라면 시장규모는 2016년 1조8800억원, 2017년 2조4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작년에 3년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라면 시장 규모가 2조원 이상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면 대체제인 '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제 라면을 끓여먹기보다 간편한 '컵밥' 등 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시장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HMR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하며 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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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라면시장 주요 제품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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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업계는 지속적으로 신제품에 승부를 걸고 있다. 팔도는 최근 ‘체다치즈 틈새라면’을 출시하며 ‘틈새라면’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체다치즈 틈새라면’은 국내에서 가장 매운 ‘틈새라면’에 유럽 정통 치즈를 더했다. 김동락 팔도 마케팅 담당자는 “체다치즈 틈새라면은 ‘틈새라면’ 특유의 매운맛을 좀 더 부드럽게 즐기기 원한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품”이라며 “국내 대표 매운 라면 브랜드로서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최근 추운 겨울철 생각나는 뜨끈한 국물의 ‘쯔유간장우동’을 출시했다. ‘쯔유간장우동’은 메밀국수나 우동, 조림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돼 깊고 진한 감칠맛을 내는 일본식 간장소스(쯔유)를 활용해 다른 우동 라면 제품과 차별화된 국물맛을 선사하는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편의점 채널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쯔유간장우동’ 용기면을 우선 출시하게 됐다”며, “용기면 제품의 다양화를 통해 국내 매출 향상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농심은 발효기술을 적용해 한 단계 진보한 건면 신제품 ‘건면새우탕’을 선보였다. 건면새우탕은 이름 그대로 건면과 새우탕 국물이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튀기지 않아 겉은 부드럽고 속은 탱탱한 생면과 같은 면발이 특징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에 어울리는 식감을 위해 효모의 배합비율과 발효시간을 연구하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며 “건면새우탕은 건면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와 시장 규모를 더욱 확대시키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신제품 출시에도 '히트작'이 없다면 큰 폭의 성장률은 기대할 수 없다. 이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신제품을 쏟아냈지만 히트작이 탄생되지 않아 역성장을 막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라면 제조업체들은 매년 신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라면시장이 역성장했던 2013~2014년 이후 확연히 신제품이 늘었다. 2015년 17개, 2016년 15개 제품이 출시됐으며, 지난해 32개 제품이 쏟아져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위 업체 농심이 가장 많은 신제품 12개를 출시했고, 이어 삼양식품이 10개, 오뚜기 7개, 팔도 3개로 집계됐다.

한 라면 업계 관계자는 "라면의 대체품이 많지 않던 과거에는 대형 제품 하나만 있으면 매출이 꾸준히 늘었지만, 지금은 라면끼리 뿐만 아니라 HMR 등 더욱 다양해진 먹거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이색 제품은 물론 프리미엄 제품 전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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