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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TF비즈토크] 최태원 SK 회장의 '백팩 퀴즈' , 더팩트 기자 '실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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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글로벌 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등에 대해 발표를 하던 도중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청중을 상대로 백팩에 관한 퀴즈를 내고 있다. 더팩트 취재기자가 정답을 맞혔다. /연세대=이새롬 기자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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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로·이성락·서민지·안옥희·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장병문 기자]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선고 재판이 치러졌는데요. 지난해 8월 1심 선고 재판 이후 반년 만에 치러진 '세기의 재판' 2라운드 결과에 대한 안팎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죠. <더팩트> 취재진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법정 취재기자 추첨에서 당첨돼 현장 취재를 할 수 있었는데요. 법정 안팎 분위기를 좀 전해주시지요.

◆ 담담한 이재용, 후배들 다독인 최지성…선고 날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기 수 시간 전부터 법원 청사 앞에는 이날 재판을 취재하기 위해 수십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는데요. 삼성에서도 이인용 삼성사회봉사단장(사장)과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팀장(사장)을 비롯해 고위급 인사가 총집결했는데요. 재판 결과야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알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날이 날인 만큼 현장에 삼성 관계자들의 표정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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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열린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석방이 확정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그의 경영복귀 시점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구치소=임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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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고 재판은 방청권을 추첨 형태로 배부하지 않았나요?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재판정 내부 분위기에 대한 세간의 궁금증도 덩달아 높아졌는데, 어땠나요?

- "모두 일어서 주십시오"라는 법원 직원의 말이 나오기 전까지 재판정 안은 방청객들의 숨소리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적막감이 감돌았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기 10~20여 분 전부터 피고인석에는 이 부회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판사석을 기준으로 왼쪽부터)가 차례로 앉아 있었는데요.

-피고인들의 분위기는 평소 때와 사뭇 달랐습니다. 최 부회장은 양옆에 앉아있는 박 전 사장과 장 전 사장에게 자주 말을 건넸는데요. 재판 때 주로 재판 관련 자료를 검토하거나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것과는 달랐죠. 구체적으로 이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한 발 멀리서 바라본 최 부회장의 모습은 후배를 다독이고, 긴장을 풀여 주려는 직장 선배의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이 부회장은 나머지 피고인들과 일절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정자세로 앉아 정면을 응시했습니다. 특히, 이날 이 부회장의 수척해진 얼굴은 현장에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회자가 됐는데요. 선고를 앞둔 만큼 긴장감도 클 수밖에 없었겠죠. 이 부회장의 침묵은 판사가 판결문을 모두 낭독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 이 부회장의 동선을 파악하기도 쉽지가 않았다고요?

- 네. 집행유예로 석방이 확정된 이 부회장이 법원을 빠져나와 바로 자택을 향할지, 서울구치소를 향할지가 관심사였는데요. 삼성 관계자들조차 재판이 시작되고 나서야 이 부회장의 동선을 알았다고 합니다.

-이제 업계 안팎의 눈과 귀는 이 부회장이 언제 경영복귀를 할지에 쏠리는 분위기 같은데요?

- 삼성에서 가장 난감해하는 질문이 바로 '이 부회장의 행보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듯이 이 부회장의 판결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데요. '공정한 판결이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재벌 봐주기'라는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다보니 회사 차원에서는 재판 결과와 관련해 사실상 함구하고 있죠.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삼성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관심'일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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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포럼(GEEF)'에 참석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의 노력을 강조했다. /연세대=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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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저는 고려대 출신입니다" 최태원 회장 '달변' 600명 청중 사로잡아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포럼(GEEF)'에 참석해 말솜씨를 뽐냈다고요?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등 재계에서 재치 있고, 조리 있게 말을 잘한다고 평가받는 총수들은 꽤 많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최 회장이 보여준 프리젠테이션 역시 이 같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는데요.

사실 그간 최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특정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던 터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발표에 나선지 5분여 만에 이 같은 생각은 180도 바뀌었죠.

-600여 명의 방청객들 앞에서 한국말이 아닌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한 최 회장은 이내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얘기를 나눠볼까요"라며 분위기를 전환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야 청중분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 같군요. 실은 저도 힘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한마디에 방청석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죠.

- 인상 깊었던 이벤트도 있었다고요?

- 이날 최 회장이 들고 온 백팩이 화제를 모았는데요. 최 회장은 발표 도중 가지고 온 백팩을 한 손에 들고 "이 가방이 어떤 가방인지 아느냐"며 물었는데 해당 가방은 SK에서 후원하는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폐자동차의 가죽 시트나 에어백, 안전띠 등을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 회장이 낸 퀴즈의 정답은 객석에서 취재하던 본지 기자가 맞혔는데요. "아이돌 그룹 멤버가 메서 화제를 모았던 가방"이라고 답하자 그는 "정확히 말하면, 방탄소년단 멤버가 멘 가방이었죠. 이 가방이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만든 것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 최 회장의 재치 있는 발언은 또 있었는데요.

- 프리젠테이션 말미에 두 번째 돌발 퀴즈를 낸 최 회장은 "제가 착용한 넥타이가 무슨 제품인 줄 아시나요?"라고 물었고, 한 청중이 연세대학교 넥타이 아니냐고 말하자 "맞다. 연세대학교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특별히 이 넥타이를 선택했다"고 말했는데요.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이후 그의 발언에 방청석은 웃음바다가 됐죠. 정답을 맞힌 청중에게 최 회장이 던진 외마디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참고로 저는 고려대학교 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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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구속된 가운데 그룹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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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 부재 중인 부영, 경영권 승계구도는 어디까지 왔나?

-탈세·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7일 새벽 구속되면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 1인에게 집중된 지배구조를 하고 있어 오너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입니다.

-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의 '개인회사'라고 불릴 정도로 이중근 회장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부영 기업집단 소속회사는 총 22개인데 이중근 회장의 지분율이 100%에 달합니다. 지주사격인 (주)부영의 이중근 회장 지분은 93.8%입니다.

이런 지배구조로 이중근 회장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고 합니다. 통상 부장급에서 처리할 사안도 이중근 회장이 직접 챙겼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부영그룹도 오너 부재에 따른 부담감을 내비쳤습니다. 부영그룹 한 관계자는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경영공백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추진 중인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로 77세인 이중근 회장이 고령인 데다가 구속되면서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후계구도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나요?

-부영그룹의 후계구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중근 회장은 슬하에 3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모두 주요 계열사 요직에 자리하고 있습니다만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부영주택에 장남 이성훈 부사장과 차남 이성욱 전무, 장녀 이서정 상무가 재직 중이다. 삼남인 이성한 씨는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중 장남인 이성훈 부사장만 부영 지분 1.6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분율은 많지 않지만 이성훈 부사장이 장남인데다가 유일하게 지분을 가지고 있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4년 사내이사에서 사임하면서 입지가 흔들린 게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후계구도에 대해 "전혀 알려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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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가 7일 카카오VX에서 준비 중인 인공지능 활용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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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만 알아듣던 인공지능 새롭게 눈 뜨다

-이번에는 게임 이야기를 해봅시다. 최근 카카오게임즈가 신사업으로 인공지능 카드를 꺼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인 카카오VX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7일 열린 사업 발표회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뛰어난 눈을 가지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공개됐습니다. 인공지능이 이 같은 능력을 갖추면 낙상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신고해주는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개막해 17일간 열전에 돌입했는데요. 이러한 인공지능 서비스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응용됩니다. 스쿼트(앉았다가 일어나는 운동법)를 할 때 사람의 관절 운동을 분석할 수 있게 돼 보다 정확한 자세 교정을 조언해 주는 식입니다. 인공지능은 이날 시연에서 관절 분석 외 소모칼로리·맥박수·소요시간·진행횟수 등을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박지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이에 대해 "굉장히 다양한 응용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상상만 해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군요.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가 대중화 바람을 타고 있죠. 이 장치 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아쉽게도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눈 역할을 하는 별도 카메라 장치가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곁에 가까이 와있는 형태는 스피커인데요. 인공지능 스피커 는 사람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보지는 못합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스피커와 별도 카메라 장치 조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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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순익 '3조 클럽'에 입성하며 '리딩뱅크'를 탈환했지만, 채용비리와 노사 갈등 문제로 편히 웃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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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 '리딩뱅크' 탈환에도 남은 고민

-KB금융지주(KB금융)가 9년 만에 '리딩뱅크'를 탈환했습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은행 부문의 성장은 물론 인수합병에 따른 비은행 부문 강화가 돋보였죠.

-KB금융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3조3119억 원을 기록하며 '3조 클럽'에 입성했습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신한금융)는 당초 예상과 달리 2조9179억 원의 순익을 올리며 3조 원대 벽을 넘지 못했는데요.

우선 핵심 계열사인 은행 부문에서도 국민은행이 2조1750억 원으로 신한은행(1조7110억 원)을 앞질렀습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윤 회장이 취임 이후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잇따라 인수하는 등 몸집을 키운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고요.

-윤 회장 입장에서는 의미가 남다르겠어요. 9년 만에 '1위 자리'라니…

-하지만 윤 회장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검찰이 국민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 국민은행 노사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지난 6일에는 채용비리 의혹으로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는데요. 여기에 노조는 윤 회장 연임을 반대한 데 이어 채용비리까지 벌어지자 비판 목소리를 더욱 내고 있습니다. 노조와 임단협까지 타결되고 있지 않아 노사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윤 회장이 '리딩뱅크'를 이끌며 오랜 숙원과제를 해결한 듯했지만, 오히려 고민은 더욱 깊을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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