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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귀국 기자회견] '금의환향' 박항서 감독, "강한 책임감 느껴"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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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인천 송도동] 유지선 기자= 베트남을 축구 열기로 뜨겁게 달구고 돌아온 박항서 감독이 U-23 챔피언십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대회에서 준우승이란 쾌거를 이뤘다. 베트남 축구역사상 준우승이란 업적을 달성한 건 최초로, 베트남은 대회 기간 내내 축구 열기로 들썩였다.

한국, 호주, 시리아와 D조에 속했던 베트남은 1승 제물로 평가받았지만, 1승 1무 1패로 선전하며 D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진출 후에는 더욱 힘을 발휘했다. 8강과 4강에서 이라크와 카타르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당당히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에서는 폭설이 쏟아지는 가운데 연장전까지 혈투를 펼쳤다. 결과는 아쉬운 1-2 패배였지만, 베트남은 한 골 차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전반 39분 동점골을 뽑아내며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우렁찬 박수가 쏟아진 이유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그야말로 영웅이 됐다. 베트남 축구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면서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었고, 베트남 정부로부터 3급 노동훈장까지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한민국과 베트남이 한결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다"며 박항서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베트남 U-23 대표팀을 이끌고 새로운 역사를 쓴 박항서 감독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항서 감독은 8일 오후 8시 인천 송도동에 위치한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트남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양국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제가 감독이라는 이유로 베트남 대표팀에 많은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양국 관계가 더 돈독해진 것 같아 기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베트남 대표팀 감독직에 임하겠다"라며 뜨거운 성원에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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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과의 일문일답]

-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양국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제가 감독이라는 이유로 베트남 대표팀에 많은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혼자만의 능력으로 이뤄낸 성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양국의 우호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고 이전에 밝혔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양국 관계가 더 돈독해진 것 같아 기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베트남 대표팀 감독직에 임하겠다.

- 베트남에서 큰 환대를 받고 있는데, 어떤 기분인가?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다. 베트남 국민들께서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성원을 보내주셔서 책임감도 느끼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 승부차기 승리로 인한 영향도 상당할 것 같다. 그 비결은?

이영진 수석코치와 배명호 피지컬 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준비 과정에서 많은 논의를 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신뢰와 믿음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선수들의 노력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울산 현대와의 경기 등 앞서 경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승부차기로 가는 과정에서 체력 등 선수들이 정신력을 발휘해줬다.

- 결승전에는 폭설이 내렸는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친 것 같은가?

눈을 처음 접한 선수들도 있었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전 눈싸움을 하기도 하더라. 선수들에게 눈이 우리에게 절대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바닥이 미끄럽기 때문에 체격이 큰 우즈벡 선수들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눈을 변명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예상 밖의 선전을 펼쳤는데, 처음 접하는 환경에서 잘 대처해줬다고 생각한다.

- 베트남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누구인가?

코치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 베트남에서 외롭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특별하게 예상 밖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이영진 수석코치가 가장 고맙다. 함께 떠나자고 했을 때 아무 조건없이 따라준 이영진 코치가 가장 고마운 사람 중 한 명이다.

이영진 코치에게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우리 둘이 가서 동남아를 개척해보자고 농담 삼아 말했었다. 그때만 해도 베트남은 생소한 곳이었다. 감독이 자주 경질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도전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우리 둘이 가서 성실한 모습을 보이면 후배들에게도 문이 열릴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베트남으로 출발했다.

- 많은 축하를 받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 인사는?

중국에 있었을 때는 인터넷에 잘 접속하지 못했다. 뒤늦게 전달 받았지만, 문재인 대통령님의 축하 인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베트남 국민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줬다.

베트남 축구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깜짝 놀랐다. 기대가 높아졌는데, 두 배 이상 노력해야 한다는 더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

- 베트남 선수들의 K리그 진출에 대한 생각은?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직접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 베트남 선수들만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의 환경과 스타일이 또 다르기 때문에 그것은 K리그 내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 베트남에 가있었지만, 베트남 축구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윤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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